[비즈니스포스트]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가 올해 재무 및 전략 전문가로 보완해 새로운 형태의 각자 대표이사 3인 체제를 구축했다.
OCI그룹이 수익성 악화에 맞닥뜨려 OCI홀딩스의 지주 컨트롤타워 기능을 키우면서 신사업과 재무 안정성 사이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전날 이수미 OCI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우현 회장과 김택중 부회장, 이수미 부사장의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구축됐다.
이수미 부사장은 41세에 상무에 올라 ‘최연소 여성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재무 및 전략 전문가다. 197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OCI 경영기획부와 전략기획부 등을 거쳐 최고전략책임자(CSO)까지 지냈다.
OCI홀딩스 이사회는 이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며 “전략‧경영기획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회사 핵심 의사결정에 기여했다”며 “특히 재무 및 전략기획과 경영 효율화, 성장전략 수립 등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바라봤다.
물론 OCI그룹에서 3인 대표이사 체제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오너일가 2인과 전문 경영인 1인이나 오너일가 1인 전문 경영인 2인 등으로 3인 체제를 구성했다.
이수영 전 회장이 2017년 별세하기 전까지는 장남 이우현 사장과 백우석 부회장까지 3명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수영 전 회장 별세 뒤에는 잠시 백우석 부회장-이우현 사장 2인 체제로 운영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우석 회장-이우현 부회장-김택중 사장 3인 체제로 복귀했다.
다만 OCI홀딩스 대표이사에 인적 분할 이전인 OCI 시절까지 되돌아봐도 재무 및 전략 전문가가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너일가 이우현 회장이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한 이력을 지녔지만 이 회장은 사업총괄부사장(CMO) 등으로 사업 전반을 이끌었다.
OCI그룹은 그만큼 이번 인사로 재무 안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뿐 아니라 주요 자회사인 OCI 대표이사에도 그룹에서 34년 동안 재무를 책임진 김원현 CFO 사장을 앉혔다.
OCI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힘쓰는 가운데 주요 자회사 경영실적이 대부분 후퇴해 그룹 차원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한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OCI홀딩스의 또다른 자회사 OCI 테라서스는 지난해 매출이 2023년보다 47%, OCI 에너지는 29.1%, OCI SE는 10.9%, DCRE는 7.7%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 OCI 매출은 59.1% 늘었지만 2023년 OCI홀딩스와 OCI 인적분할에 따라 OCI의 2023년 실적에서 1~4월분이 빠진 영향이 컸다. 4분기 매출만 떼어놓고 보면 3분기 대비 11.7% 줄었다.
특히 OCI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는 DCRE의 부진이 이어졌다. DCRE는 2008년 5월 OCI홀딩스(당시 OCI)의 인천공장 사업 부문이 분할돼 세워진 곳으로 도시 및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DCRE는 지난해 매출 5317억 원, 영업손실 1421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7.7% 줄었고 영업 적자로 돌아섰다.
DCRE의 재무 상황도 악화됐는데 2022년만 해도 100% 이하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52.8%로 뛰었다. 2023년말(120%)보다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8.5%로 충분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2023년(356.5%)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OCI홀딩스가 그동안 DCRE에 여러 차례 자금을 수혈했고 지난해 말 기준 DCRE 대여금은 756억 원으로 2023년 말(570억 원)보다 32.6% 증가했다. DCRE는 2월 OCI홀딩스와 총 차입 상한을 795억 원에서 1480억 원까지 늘리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OCI홀딩스는 이밖에도 이차전지를 포함한 첨단 소재사업으로 외연 확장에 매개체가 될 피앤오케미칼의 완전자회사화에 따른 재무 부담을 안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OCI와 손잡고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피앤오케미칼을 세웠다.
다만 피앤오케미칼은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매출은 늘렸지만 순손실을 이어가 포스코그룹의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반면 OCI는 소재 사업 확대 기회로 보고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이 쥔 지분을 사들여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OCI홀딩스는 이우현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제약‧바이오 분야 가교가 될 부광약품의 흑자를 이어가야 할 필요성도 크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OCI그룹에 2022년 인수된 뒤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우현 회장과 김택중 부회장이 기존과 미래 사업 부문의 확장을 노리는 가운데 이수미 부사장이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도록 돕는 균형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OCI홀딩스는 이번 주총과 임원인사를 두고 지주로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OCI홀딩스는 전날 주총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엄중한 경영 환경에서 지주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지난 60여년 동안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토대로 회사 가치를 지속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OCI그룹이 수익성 악화에 맞닥뜨려 OCI홀딩스의 지주 컨트롤타워 기능을 키우면서 신사업과 재무 안정성 사이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김택중 대표이사 부회장, 이수미 대표이사 부사장.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전날 이수미 OCI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우현 회장과 김택중 부회장, 이수미 부사장의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구축됐다.
이수미 부사장은 41세에 상무에 올라 ‘최연소 여성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재무 및 전략 전문가다. 197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OCI 경영기획부와 전략기획부 등을 거쳐 최고전략책임자(CSO)까지 지냈다.
OCI홀딩스 이사회는 이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며 “전략‧경영기획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회사 핵심 의사결정에 기여했다”며 “특히 재무 및 전략기획과 경영 효율화, 성장전략 수립 등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바라봤다.
물론 OCI그룹에서 3인 대표이사 체제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오너일가 2인과 전문 경영인 1인이나 오너일가 1인 전문 경영인 2인 등으로 3인 체제를 구성했다.
이수영 전 회장이 2017년 별세하기 전까지는 장남 이우현 사장과 백우석 부회장까지 3명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수영 전 회장 별세 뒤에는 잠시 백우석 부회장-이우현 사장 2인 체제로 운영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우석 회장-이우현 부회장-김택중 사장 3인 체제로 복귀했다.
다만 OCI홀딩스 대표이사에 인적 분할 이전인 OCI 시절까지 되돌아봐도 재무 및 전략 전문가가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너일가 이우현 회장이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한 이력을 지녔지만 이 회장은 사업총괄부사장(CMO) 등으로 사업 전반을 이끌었다.
OCI그룹은 그만큼 이번 인사로 재무 안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뿐 아니라 주요 자회사인 OCI 대표이사에도 그룹에서 34년 동안 재무를 책임진 김원현 CFO 사장을 앉혔다.
OCI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힘쓰는 가운데 주요 자회사 경영실적이 대부분 후퇴해 그룹 차원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한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OCI홀딩스의 또다른 자회사 OCI 테라서스는 지난해 매출이 2023년보다 47%, OCI 에너지는 29.1%, OCI SE는 10.9%, DCRE는 7.7%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 OCI 매출은 59.1% 늘었지만 2023년 OCI홀딩스와 OCI 인적분할에 따라 OCI의 2023년 실적에서 1~4월분이 빠진 영향이 컸다. 4분기 매출만 떼어놓고 보면 3분기 대비 11.7% 줄었다.

▲ DCRE는 OCI의 옛 공장 부지인 인천 용현과 학익 지구 도시개발 프로젝트 '씨티오씨엘(CITYOCIEL)'을 출범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씨티오씨엘 조감도. < DCRE >
특히 OCI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는 DCRE의 부진이 이어졌다. DCRE는 2008년 5월 OCI홀딩스(당시 OCI)의 인천공장 사업 부문이 분할돼 세워진 곳으로 도시 및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DCRE는 지난해 매출 5317억 원, 영업손실 1421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7.7% 줄었고 영업 적자로 돌아섰다.
DCRE의 재무 상황도 악화됐는데 2022년만 해도 100% 이하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52.8%로 뛰었다. 2023년말(120%)보다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8.5%로 충분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2023년(356.5%)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OCI홀딩스가 그동안 DCRE에 여러 차례 자금을 수혈했고 지난해 말 기준 DCRE 대여금은 756억 원으로 2023년 말(570억 원)보다 32.6% 증가했다. DCRE는 2월 OCI홀딩스와 총 차입 상한을 795억 원에서 1480억 원까지 늘리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OCI홀딩스는 이밖에도 이차전지를 포함한 첨단 소재사업으로 외연 확장에 매개체가 될 피앤오케미칼의 완전자회사화에 따른 재무 부담을 안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OCI와 손잡고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피앤오케미칼을 세웠다.
다만 피앤오케미칼은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매출은 늘렸지만 순손실을 이어가 포스코그룹의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반면 OCI는 소재 사업 확대 기회로 보고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이 쥔 지분을 사들여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OCI홀딩스는 이우현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제약‧바이오 분야 가교가 될 부광약품의 흑자를 이어가야 할 필요성도 크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OCI그룹에 2022년 인수된 뒤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우현 회장과 김택중 부회장이 기존과 미래 사업 부문의 확장을 노리는 가운데 이수미 부사장이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도록 돕는 균형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OCI홀딩스는 이번 주총과 임원인사를 두고 지주로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OCI홀딩스는 전날 주총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엄중한 경영 환경에서 지주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지난 60여년 동안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토대로 회사 가치를 지속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