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공식 서비스센터 수를 줄이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한 소비자 사후관리(AS)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가 에어컨 냉매 이슈로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지는 가운데 수리를 위해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수리 자체를 거부하는 서비스센터까지 등장하자 구매자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AS 불만 갈수록 높아져, 5개월 이상 대기는 기본에 수리 거부하는 AS센터도

▲ 폭스바겐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 <폭스바겐코리아>


26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ID.4 차주 A씨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갑자기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더니 수리 기계가 고장나서 고쳐줄 수 없다고 한다”며 “기계가 언제 수리되는지조차 답변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ID.4를 인도받았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에어컨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1년 만에 이상이 생겼다.

폭스바겐 전기차 ID.4와 ID.5는 기존 차들과 다른 친환경 냉매인 R744를 사용한다. 냉매 소재가 가연성이 아닌 이산화탄소이다 보니 압축 정도가 강하고, 내부 부품들이 버티지 못하다 터져 가스가 새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냉매와 다르고 고압축이기 때문에 폭스바겐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일반 수리점에서는 수리나 교체가 사실상 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에 거주하는 ID.4 구매자들은 냉매 문제로 에어컨이 고장나도 수리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A씨는 “서비스센터 얘기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리가 가능했는데, 기계가 고장나서 고칠 수 없다고 한다”며 “고장난지 몇 개월이 되도록 기계를 고치지 못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선 지난해 10월 에어컨 수리를 요청하고도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리를 받지 못한 ID.4 차주도 있다고 A씨는 덧붙였다.

A씨는 "육지로 차량을 보내서라도 수리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의했지만, 이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수리를 거부하고 있다"며 "폭스바겐코리아 측에 직접 문의했지만, 서비스센터에 얘기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 AS 불만 갈수록 높아져, 5개월 이상 대기는 기본에 수리 거부하는 AS센터도

▲ 폭스바겐코리아의 제주 서비스센터(사진) 전경. <폭스바겐코리아>


ID.4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차주는 A씨 뿐만이 아니다. 폭스바겐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불편하다는 차주들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폭스바겐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B씨는 “에어컨 경고등도 없이 갑자기 선풍기 바람이 나와서 서비스센터에 입고시킨 것이 두 번인데, 또 고장났다”며 “내가 망가뜨린 것도 아닌데 왜 연차까지 쓰면서 차량을 입고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 C씨는 "지난해 11월 ID.4를 인도받았는데, 4개월 만에 에어컨이 고장나 찬바람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에어컨 문제를 공식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로 해결해야 한다는 구매자들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는 오히려 독일 본사 경영난 등의 이유로 국내 공식 서비스센터 수를 줄이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울산 공식 서비스센터가 문을 닫았다. 부산에 있는 학장 서비스센터도 지난 17일 운영을 종료했다.

이같은 문제와 소비자 불만 해결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폭스바겐코리아 측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