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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의 '러시아 뚝심', 현대기아차 내년 수혜 볼까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6-12-08 15: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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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의 '러시아 뚝심', 현대기아차 내년 수혜 볼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8월3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소형 SUV 크레타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러시아에 다시 기회가 올 것이다. 어렵더라도 러시아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현대기아차가 최고의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과 마케팅을 철저하게 준비하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8월 러시아공장을 점검하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현대기아차가 내년에 러시아에서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 러시아 자동차시장 회복에 수혜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8일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이 20%에 이르러 러시아시장이 회복되면 현대기아차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올라 러시아 소비시장이 회복되면 사람들이 몰아서 소비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9월까지 기준으로 러시아에서 시장점유율 9.7%, 10.4%를 기록하며 3위와 4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20.1%로 2위를 차지한다.

현대기아차가 러시아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인 데 따라 러시아 경제가 회복되면 현대기아차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 연구원은 “러시아 자동차시장이 2년 동안 연간 7%씩 성장할 경우 현대차가 러시아법인에서만 순이익 2천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기아차가 러시아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린 비결은 가격경쟁력에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글로벌경영연구소가 발행한 ‘러시아 경제회복 가능성과 자동차시장 영향 - 자동차시장 동향 및 향후전망’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러시아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평균가격은 약 136만 루블(약 2483만 원)인 데 반해 현대기아차 평균 자동차 가격은 100만 루블(약 1826만 원)이다.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리오는 러시아 베스트셀링카 1위와 3위에 각각 올라있다.

민지영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러시아 경기침체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러시아에서 저렴하면서도 내구성 좋은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졌다”며 “한국 완성차기업의 차량이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러시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 러시아 자동차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경제가 침체되면서 글로벌 완성차기업이 러시아에서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는데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러시아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2012년 연간 자동차 판매 대수가 300만 대를 넘어서며 전세계에서 7위까지 오른 데 이어 2013년과 2014년에도 290만 대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2014년의 반으로 떨어지면서 러시아의 자동차시장 규모도 반토막 났지만 최근 국제유가는 오를 기미를 보이는 데 따라 러시아 경제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러시아 경제회복 가능성과 자동차시장 영향 - 경제동향 및 내년전망’에서 “올해 초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러시아 경제도 2017년에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1월30일 석유생산량을 줄이는 데 합의한 뒤로 국제유가는 꾸준히 상승해 현재 50달러대까지 올랐다. 러시아는 원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 수출이 GDP(국내총생산)의 30%, 총수출의 60%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러시아 경제 역시 활기를 띠게 된다. 러시아 경기가 회복되면 자동차 판매도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

러시아의 노후차량 비중이 높은 것도 현대기아차에게 매력적이다.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러시아에 등록된 395만 대의 차량 가운데 60%가 10년 이상 된 차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의 신차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도 자동차산업 지원정책을 펴면서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기업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15년 신차 판매 촉진 프로그램으로 433억 루블(약 7906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에는 468억 루블(약 8545억 원)을 지원했다. 러시아 정부 지원금은 지난해와 올해 8월까지 각각 56만 대, 62만 대 판매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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