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도 리테일(개인금융)이 핵심 수익원이 될 것이란 전망에 증권사들의 고객 잡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웹툰,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리테일 고객 포섭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AI로 만든 웹툰 리포트까지, '리테일 MZ고객 잡아라' 아이디어 싸움

▲ 올해도 증권업계에선 리테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상장 증권사(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키움)의 합산 순이익은 4조42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79.14% 급증한 것이다. 

증권사 실적은 자체적으로 창출되기보다 기업 업황과 증시 분위기에 좌우되곤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기는 부진했으며 기업들의 상장, 주식·채권 발행, 인수합병 등 활동도 잦아들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거뒀다.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의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증시는 부진한 반면 미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옮겨갔다.

미국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많게는 국내주식의 수 배에 달해 증권사들이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을 줬다. 

올해도 국내외 증시 양상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리테일이 증권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올해도 위탁매매와 자기매매가 증권사 수익의 중심이 될 것”이라 말했다.

증권사들이 최근 리테일 사업 강화에 적극적인 이유다.

키움증권은 지난 13일 증권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기업 리포트를 웹툰 형식으로 제공하는 '리포툰(Report + Webtoon)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리포트는 텍스트 중심으로 전문 용어가 많아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이 핵심 내용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해 스토리텔링과 시각적 요소를 결합한 웹툰 형식의 리포트를 기획했다.  

리포툰을 통해 특히 웹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젊은 세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키움증권은 인기 캐릭터 ‘펭수’와도 협업했는데 미래 잠재 투자자 고객군인 젊은층을 향해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오랫동안 국내외 위탁매매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지난해부터 해외주식 위탁매매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그만큼 리테일 역량 회복을 위한 키움증권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다.
 
증권사 AI로 만든 웹툰 리포트까지, '리테일 MZ고객 잡아라' 아이디어 싸움

▲ 키움증권의 '리포툰'. 첫 분석 대상 기업은 미국 반도체주인 브로드컴이다. <키움증권>

한편 유튜브를 통해 리테일 강화에 나서는 증권사들도 있다.

NH투자증권은 '대체거래소가 대체 뭐길래?’라는 제목의 영상을 제작해 지난 19일 배포했다.

우리나라 최초가 될 대체거래소는 다음달 4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다만 새로운 거래 시간과 방식이 도입돼고, ‘최선집행의무’ 등 난해한 개념도 생겨나면서 투자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이에 NH투자증권이 영상으로 대체거래소의 거래 방식,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고 나선 것이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찾은 ‘2025 소비자가전박람회(CES)’ 현장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하면서 투자자들과의 거리 좁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해외주식을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거래 수수료 무료 경쟁에 뛰어든 증권사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신규 '한화투자증권 MTS' 출시를 기념해 3월31일까지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0%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전날 밝혔다.

해외주식이 대세가 되면서 최근 메리츠증권을 필두로 거래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여기에 한화투자증권도 동참한 것이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