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미국 주사제 수출 부진, 공급난 해소되자 증설공장 멈춰섰다

송수영 휴온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주력 제품인 주사제 수출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송수영 휴온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주력 제품인 주사제 수출 부진으로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휴온스는 북미 국소마취제 공급 부족 시기에 주사제 ‘리도카인’ 수출을 확대했으나, 지난해 공급난이 해소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이에 올해 하반기 주사제 신공장 가동률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휴온스 실적을 종합하면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후퇴한 데에는 원가율 차이가 컸다. 휴온스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5902억 원, 영업이익 399억 원을 올렸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7% 줄었다.

원가율이 높은 의료기기 매출이 증가한 반면, 주사제 등 수익성 좋은 제품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사제 수출이 2023년 535억 원에서 2024년 391억 원으로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휴온스 관계자는 “리도카인이 주력 제품 가운데 마진율이 높은 편”이라며 “수출은 대부분 리도카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도카인은 국소마취제 표준으로 치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해반응이 적어 임산부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휴온스가 최근 몇 년 동안 주사제 수출 실적을 꾸준히 확대해 온 만큼 이번 감소세는 눈에 띈다. 주사제 수출 실적은 2021년 248억 원, 2022년 313억 원, 2023년 535억 원으로 증가하다 2024년에는 391억 원으로 후퇴했다.

휴온스 IR자료에 따르면 기타 국가 수출 실적은 2023년 273억 원, 2024년 270억 원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차이는 북미 수출에서 났다. 북미 수출 실적은 2023년 262억 원에서 지난해 92억 원으로 줄었고 전체 수출 실적으로까지 이어졌다.    
 
휴온스 미국 주사제 수출 부진, 공급난 해소되자 증설공장 멈춰섰다

▲ 휴온스의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제품사진. <휴온스>


주사제 수출 부진은 북미 리도카인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서 반사이익 효과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휴온스는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도카인 주사제 품목 허가를 취득하면서 미국 수출을 시작했다. 이후 2022년 미국 의약품 유통기업 맥케슨과 리도카인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판매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리도카인 수출 증가 배경에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북미 지역의 공급 부족사태가 있었다. 휴온스는 이 시기에 리도카인을 북미에 공급하며 시장점유율을 늘어나갔다.

나이스디앤비 기술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리도카인 생산라인을 백신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2023년에는 토네이도 피해로 일부 리도카인 제조업체 생산설비가 타격을 입으며 시장 공급이 더욱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주 로키마운트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화이자 주사제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며 “이는 휴온스 주사제의 미국 매출 추가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당시 로키마운트 공장은 화이자가 판매하는 멸균 주사제의 25%를 생산하고 있었고 이는 미국 내 병원에서 사용되는 주사제의 8%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2017년에도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허리케인 마리아로 박스터의 주사제 생산 시설이 타격을 입었을 때도 공급 부족이 정상화되는 데 약 1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외부 요인에 따른 수혜 가능성은 있지만 공급난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끝나가는 분위기인 만큼 휴온스도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휴온스는 하반기 미국에 20㎖ 다회용 리도카인 마취제 출시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를 포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규 마취제 품목 3개 제품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을 이끄는 송수영 대표는 2022년 그룹에 합류해 올해 3월 첫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윤상배 각자대표가 사임하면서 단독 대표가 됐다. 휴온스가 송 대표 체제에서 매출을 꾸준히 확대해 온 만큼, 업계에서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