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이 자본 불안정성을 해소하지 못하며 매각 불확실성을 키웠다. 

롯데손보는 최근 1천억 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철회하며 자본을 확보하지 못했다.
 
롯데손보 매각 '시계 제로', 회사채 1천억 발행 철회한 날 금감원 '검사'까지

▲ 롯데손해보험은 1월 자본 확충을 목표로 1천억 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최근 발행을 연기했다.


자본 건전성 악화로 한 달 동안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수시검사도 받게 되며 당분간 자본을 늘리려 움직이기 조심스러워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던 1천억 원 규모 후순위채를 전날 발행 철회했다.

롯데손보는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이 하락해 자본확충을 목표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려 했다.

이번에 발행하려 한 증권신고서에도 확충된 자금을,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정책 및 안정적 지급여력비율 관리를 위한 투자 등에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증권업계 안팎 말을 종합하면 롯데손보는 기관투자자 대상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기관이 롯데손보가 발행하는 후순위채에 신용등급 ‘A-(안정적)’을 매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관투자자들은 통상 신용등급 ‘AA(안정적)’을 투자 기준으로 삼는다고 알려졌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손해보험은 자산 재조정(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지만 자산건전성 지표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자본 건전성이 또 발목을 잡은 셈이다.

다만 롯데손보 측은 이번 후순위채는 총액인수 방식으로 발행하려 했기에 수요예측과 발행 연기는 관계가 적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을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액인수는 발행 주간사가 회사채를 전부 인수한 뒤 기관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식을 말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공시된 것과 같이 1천억 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상황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이번 발행 연기는 금리 상황, 급격한 경제와 대외 여건 변화 및 새로운 제도 도입 등을 고려해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순위채 발행이 미뤄지며 빠른 자본확충이 어려운데 금감원이 다음 달 초까지 수시검사에도 나서며 롯데손보는 쉽게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6일, 롯데손보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검사는 영업일 기준 20일 동안 이어진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경영실태평가 및 정기검사 시 점검 사항을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정기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자본 적정성 관련 문제점을 후속검사하는 차원에서 수시검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자본 적정성 관련 금감원 검사가 진행되는 만큼 당분간 자본확충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롯데손보 매각 '시계 제로', 회사채 1천억 발행 철회한 날 금감원 '검사'까지

▲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자본을 확보하려고 후순위채를 계속 발행했지만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하락했다. 그래프는 손해보험협회 공시 취합본. 

롯데손보는 매각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 강화뿐 아니라 자본 건전성 관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제도개편과 금리변동 등 외부 경제 상황 악화에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롯데손보는 자본 확충을 목표로 지난해 2월 800억 원, 6월 1400억 원, 11월 2천억 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경과조치 전 기준)은 지난해 1분기 146.42%, 2분기 139.07%, 3분기 128.72%로 계속 하락했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산정한 3분기 말 지급여력비율은 159.77%로 금감원 권고치인 150%를 소폭 웃돌지만 대형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280.57%) DB손해보험(229.6%) 메리츠화재(257.01%)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 상황을 봤을 때 지난해 4분기 성과를 포함해 연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을 산정한다면 경과조치 후 기준 150%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손보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지만 아직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