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금융지주가 고환율 부담을 안고도 단단한 이익체력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지속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물론 자본비율 관리에도 성공해 주주환원 정책을 한층 강화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대표이사 회장이 첫 번째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자신의 재신임 이유를 증명해 보인 셈이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돼 연임을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 함영주의 미소, 환율 파고 속 실적·자본비율 다 잡았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024년 하나금융 역대 최대 순이익을 새로 썼다. <하나금융그룹>


5일 증권가 보고서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이 시장에 만연했던 고환율 우려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하나금융이 고환율에도 자본비율 관리 역량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강화, 적극적 자본비율 관리 등으로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 의지를 내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4일 연결기준으로 2024년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3조7388억 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연간 순이익에서 역대 최대실적 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주주환원 확대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추정치는 2024년 말 기준 13.13%이다. 밸류업 계획상 주주환원 확대에 필요한 ‘보통주자본비율 13% 이상’을 유지하면서, 하나금융은 사상 최대 규모인 4천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내놨다.

하나금융은 2024년 말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오르면서 실적과 주주환원 여력에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나금융 실적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하나은행의 환율민감도가 다른 은행과 비교해 높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외환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상당 규모의 외화부채를 안았다. 이에 따라 환율이 오르면 부채도 크게 잡혀 장부상 외화환산 손실을 보는 체질이 된 것이다. 환율 변동성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 민감도 역시 높은 편에 속한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2024년 실적에 외환(FX) 환산손실 2119억 원을 반영했다. 지난해 4분기 급등한 원/달러 환율은 보통주자본비율을 64bp(1bp=0.01%포인트) 떨어뜨릴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은 2024년을 호실적과 안정적 자본비율로 마무리한 것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에 따라 보통주자본비율 하락폭은 직전분기 대비 4bp에 그쳤다”며 “환율과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기초체력(펀더멘탈)이 견조해 주주환원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최근 이사회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가운데 다시 한 번 경영능력을 입증한 셈이다.

함 회장 취임 첫해였던 2022년 하나금융은 순이익으로 3조5706억 원을 거뒀다.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이었다. 그리고 2024년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하나금융 함영주의 미소, 환율 파고 속 실적·자본비율 다 잡았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재신임을 앞두고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하나금융그룹>


함 회장이 하나금융 주가 부양을 이끌어나갈 것이란 믿음도 한 층 강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금융위기급 환율 부담 속에서도 주주환원 확대를 지속할 수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22년 4월 지주 설립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확대 정책에 지속 관심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2022년 27%, 2023년 33%, 2024년 38%로 높아졌다.

주가 부양 성과로도 이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하나금융 주가는 6만1800원이다. 함 회장이 취임한 2022년 3월25일 종가 4만9350원과 비교하면 28.5% 상승했다.

함 회장은 1월27일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외원회(회추위)에서 하나금융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됐다. 3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함 회장을 추천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검증된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인물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영주 후보는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효율적 경영관리를 통해 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며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내재화하고 하나금융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하는데 기여해 그룹을 양적·질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덧붙였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