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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2011년 '다문화가족지원' 표창을 받은 뒤 김금래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대우증권 신임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사장은 대우증권의 매각을 추진할 적임자로 대우증권 최대주주인 KDB금융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전 부사장의 박근혜 정부와 인연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박동영, 대우증권 매각과정 책임질 적임자로 꼽혀
20일 대우증권 등에 따르면 대우증권 사장추천위원회는 다음 달 중순 이사회에서 박동영 전 부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사장은 외국계증권사를 거친 국제통으로 2009년부터 3년 동안 대우증권에서 일한 내부인사 출신이기도 하다.
박 전 부사장의 신임사장 내정은 매각을 앞둔 대우증권의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KDB금융지주는 늦어도 내년 중반까지 대우증권을 매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때문에 KDB금융과 호흡을 맞춰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을 매끄럽게 수습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KDB금융의 이런 바람은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됐다.
김 전 사장은 대우증권 경영방식을 놓고 KDB금융과 잦은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증권업 불황에도 점포를 늘리고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등 공격경영을 펼쳐왔다. 그러나 KDB금융은 대우증권 매각을 앞두고 구조조정 등 사전 정지작업을 해줄 것을 원했다. 이런 입장차이로 갈등이 계속되다 결국 조기교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KDB금융은 후임 사장의 제1조건으로 KDB금융과 뜻을 같이할 인사를 꼽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전 부사장은 현 정부와 인연이 깊다. 박 전 부사장의 부친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3선과 문교부 장관을 지낸 박일경 전 의원이다. 이런 점도 박 전 부사장 후임 사장 내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박 전 부사장이 대우증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내부인사 출신이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매각 전에 진행될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하려면 아무래도 대우증권을 잘 아는 인사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 공정성 시비 우려도 나와
당초 이삼규 대우증권 수석부사장도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산업은행 출신으로 2013년부터 대우증권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매각 전후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경우 더 큰 갈등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부사장의 내정에 대해 대우증권 내부에서 예상했던 인사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박 전 부사장은 김 전 사장이 사퇴한 직후부터 차기사장으로 일찍부터 하마평에 올랐다.
일부 인사들은 이번 인사절차가 공모를 거치지 않고 내부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공정성 시비가 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김 전 사장 사퇴 당시 KDB금융이 특정인물을 후임사장으로 선임하려고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던 만큼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런 의견들은 모두 수용되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두 명 정도의 후보를 더 내세울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박 전 부사장의 단독후보 추천과 선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전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쌍용투자증권 국제부를 통해 금융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 뒤 살로먼브라더스, 삼성증권 등을 거쳐 2009년 대우증권 전무로 입사했다.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마켓부문 대표를 맡다가 지난해 대우증권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