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탄탄한 실적으로 그룹 내 ‘효자’로 자리잡은 코웨이를 둘러싸고 넷마블의 경영 전략이 행동주의펀드의 정면 공세를 마주하게 됐다.

2020년 코웨이를 인수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넷마블은 그간 코웨이의 재무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주력해왔다. 
 
행동주의펀드 공세 직면한 넷마블, '실적 효자' 코웨이 배당 놓고 승부 불가피

▲ 3월 코웨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성향을 둘러싼 행동주의펀드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코웨이 사옥.  


그러나 최근 국내 행동주의펀드가 배당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코웨이에 보내고 공식적으로 주주 행동에 나섰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뒤로 주주환원율이 감소했으며, 넷마블의 이사회 영향력이 지분율 대비 과도하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코웨이는 국내 1위 종합 소비재 렌탈기업으로 최대 실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현재 코웨이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로 2019년 넷마블의 지분 인수 당시인 6.0배와 비교해 현저히 하락했다”고 말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 코웨이 지분 2.84%를 보유하고 있다. 앞선 SM엔터테인먼트, JB금융지주 등 사례를 참고하면 소액주주들과 결집해 주주환원율 확대와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웨이의 배당성향을 90%까지 높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코웨이가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책에서 목표로 한 배당성향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코웨이는 지난 6일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4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넷마블이 2020년 코웨이를 인수한 이후 이어온 경영 전략과도 대치될 것으로 파악된다.

코웨이 인수는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의 주도하에 추진됐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코웨이의 배당성향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장기적 전략을 채택했다.

이 같은 전략 아래 코웨이는 차입금 의존도를 2019년 말 30%대에서 2024년 9월 말 기준 25.5%로 낮췄고, 신용등급 상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후 코웨이가 그룹 내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넷마블은 코웨이로부터 지난 4년간 약 900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는 주주환원 확대에 따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518억 원의 배당금이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90% 이상 고배당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행동주의펀드 공세 직면한 넷마블, '실적 효자' 코웨이 배당 놓고 승부 불가피

▲ 2024년 상반기 보고서 기준 코웨이 주식 소유현황.

국내에서 사모펀드가 소유한 기업을 제외하면 배당성향이 90%에 이르는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종종 고배당 정책이 시행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 재무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의 최대주주였던 시기 총주주환원율은 평균 91%에 이르렀으나 이에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차입이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는 주주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밸류업 계획을 다각도로 수립하고 있다”며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동주의펀드 공격으로 넷마블의 불안한 경영권이 부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넷마블은 코웨이 약 25.1%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지분율이 높지 않고 우호세력이 될 만한 확실한 전략적 투자자(SI)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2024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코웨이 소액주주 비중은 57.25%에 이르러, 이들의 표심에 따라 경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넷마블은 2020년 코웨이 지분 인수 이후 추가 지분 매입 없이 현재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추가 지분 매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