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계엄 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은행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월 두 달 연속 내렸지만 시장금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부터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에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고환율 역시 자본관리 부담을 키워 은행의 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직전거래일보다 1.3bp(1bp=0.01%포인트) 오른 2.633%에 거래됐다.
비상계엄 선언과 대통령 탄핵 추진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외 신인도가 반영되는 국채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금리 가늠자 역할인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며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도 꿈틀거렸다.
은행채 5년물(무보증 AAA, 신평사 5사 평균)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2일만 해도 2년여 만의 최저치인 2.904%를 보였지만 계엄 사태 직후 상승세를 이어가 6일에는 2.948%까지 급등했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시장금리뿐 아니라 환율 움직임도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사태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날은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2년여 만에 최고치인 1437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외화자산 등의 평가가치를 바꿔 은행 대출자산에 영향을 미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대출 평가액도 늘어나는 셈인데 이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을 늘려 주주환원 가늠자로 쓰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
은행은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로 올해 강조된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전선에서 빠듯한 자본관리를 요구받고 있다. 고환율이 보통주자본비율에 부담을 줘 추가 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주요 은행은 또한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투자자가 크게 이탈해 자본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3일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 더욱 등을 돌렸는데 순매도는 금융주에 집중됐다. 4대 금융 시가총액은 이날까지 3일 대비 약 14조 원 가량 빠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은행주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은 여전히 정책 신뢰도에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투자심리 개선이 좀처럼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더욱이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침에 맞춰 연말을 맞아 대출길을 조이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대출금리가 내려도 돈을 구하기 힘든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환목적 주담대와 전세대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4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8개 우대금리를 최대 1.4%포인트 없앴다.
은행권은 계엄 사태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며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장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뿐 아니라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계엄 사태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으로 연일 비상대책 회의를 여는 등 상황 변화를 확인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월 두 달 연속 내렸지만 시장금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부터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에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고환율 역시 자본관리 부담을 키워 은행의 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 국민이 계엄 사태에 한동안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직전거래일보다 1.3bp(1bp=0.01%포인트) 오른 2.633%에 거래됐다.
비상계엄 선언과 대통령 탄핵 추진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외 신인도가 반영되는 국채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금리 가늠자 역할인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며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도 꿈틀거렸다.
은행채 5년물(무보증 AAA, 신평사 5사 평균)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2일만 해도 2년여 만의 최저치인 2.904%를 보였지만 계엄 사태 직후 상승세를 이어가 6일에는 2.948%까지 급등했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시장금리뿐 아니라 환율 움직임도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사태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날은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2년여 만에 최고치인 1437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외화자산 등의 평가가치를 바꿔 은행 대출자산에 영향을 미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대출 평가액도 늘어나는 셈인데 이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을 늘려 주주환원 가늠자로 쓰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
은행은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로 올해 강조된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전선에서 빠듯한 자본관리를 요구받고 있다. 고환율이 보통주자본비율에 부담을 줘 추가 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 금융당국은 9일 정국 불안 속에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유관기관장, 업권별 협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지주 회장단은 간담회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우려했다. <금융위원회>
주요 은행은 또한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투자자가 크게 이탈해 자본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3일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 더욱 등을 돌렸는데 순매도는 금융주에 집중됐다. 4대 금융 시가총액은 이날까지 3일 대비 약 14조 원 가량 빠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은행주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은 여전히 정책 신뢰도에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투자심리 개선이 좀처럼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더욱이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침에 맞춰 연말을 맞아 대출길을 조이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대출금리가 내려도 돈을 구하기 힘든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환목적 주담대와 전세대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4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8개 우대금리를 최대 1.4%포인트 없앴다.
은행권은 계엄 사태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며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장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뿐 아니라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계엄 사태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으로 연일 비상대책 회의를 여는 등 상황 변화를 확인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