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LG전자의 사례를 참고해 주력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계열사 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1일 “삼성전자는 주력사업과 관련 없는 업체의 지분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LG전자는 과거 지주회사 설립과정에서 비유관사업과 관련한 지분을 모두 떨쳐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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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강화 등을 위해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안에 인적분할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과정에서 LG전자의 사례를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LG그룹은 2002년 LG전자를 지주회사 LGEI와 사업회사 LG전자로 인적분할했다. 2003년 전자부문지주회사인 LGEI와 화학부문지주회사인 LGCI를 합병했고 그 뒤 또 다시 분할 등을 통해 현재 체제를 갖췄다
LG전자는 당시 분할과정에서 전자사업과 관련 없는 지분들을 모두 지주회사 쪽으로 이원화하며 전자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유관사업을 벌이는 업체들의 지분 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 삼성중공업(조선/건설), 호텔신라(호텔/면세점), 제일기획(광고) 등의 지분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경쟁업체와 비교해볼 때 삼성전자처럼 비유관사업 지분을 과다하게 보유한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는 주주입장에서 결코 달갑지 않은 지분보유”라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참여 등을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11월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1811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오 연구원은 “스마트폰 경쟁자 애플, 반도체 경쟁자 인텔과 TSMC, 가전부문 경쟁자 월풀과 LG전자 등은 모두 유관사업 지분비율이 월등히 높다”며 “삼성전자가 LG전자처럼 인적분할을 통해 비유관사업 지분을 정리한다면 본연의 영업가치를 올리는 데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