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주말 사이 차입금 39조 원 부담에 12월 초 채무지급 정지(모라토리움)을 선언할 수 있다는 유동설 위기설이 돌며 주가 하락에 불을 붙였다.
롯데그룹이 전반적으로 희망퇴직을 받으며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 롯데건설의 미분양에 계열사 채무보증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롯데그룹은 유동설 위기설은 사실무근이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고 이에 시장에서도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차입금 증가는 2023~2024년 투자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영향으로 설비투자는 이제 곧 마무리된다”며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현금흐름도 양호해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다”고 바라봤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롯데그룹의 실적과 주가가 회복되기 쉽지 않다고 바라보고 있다.
롯데그룹의 시총 회복을 위해서는 대장주인 롯데케미칼의 역할이 중요한데 화학업황의 전반적 개선이 쉽지 않고 롯데건설에 관한 추가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훼손된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 롯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며 “롯데건설은 2022년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급감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사업장의 PF 우발채무가 아직도 2조8천억 원 수준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의 지분 44.02%를 쥔 최대주주로 그동안 롯데건설의 부동산PF 문제가 불거질 때 자금을 대여하는 등 소방수 역할을 했다.
업황 부진과 계열사 지원 부담에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롯데케미칼 투자의견을 ‘매수(BUY)’가 아닌 ‘보유(HOLD)’로 제시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롯데케미칼의 전날 주가 움직임은 과매도로 판단된다”면서도 “당장 주가 판단보다는 신용도 등 위험 관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주가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뿐 아니라 다른 핵심사업인 유통부문도 쉽지 않은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유안타증권은 3분기 실적을 반영해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7만 원으로 낮췄다.
롯데쇼핑은 보유 토지 등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사업 운영효율화을 추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지만 실적 회복에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별도로 롯데그룹의 신용등급 하락 위험도 조심스레 떠오르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2023년 6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고 이에 롯데그룹의 계열통합 신용도가 동반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8월 말 롯데그룹 분석보고서에서 “화학부문 이익창출력 약화, 신성장 관련 투자부담으로 높은 재무부담이 이어질 것이다”며 “롯데케미칼의 자체신용도가 하락하면 롯데지주 신용도도 연계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지주의 신용도 방향성과 별개로 계열통합신용도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화학부문 투자부담과 신사업 관련 대규모 투자 계획에 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