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3분기 호실적을 거둔 금호타이어가 내년 실적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진행한 증설투자 효과와 추가적 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과거 적자로 누적된 결손금을 털어내고, 완전한 경영정상화에 다가서고 있다.
 
금호타이어 내년 영업이익률 12% 지키나, 정일택 유럽 생산거점 확보 절실해져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키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가 더욱 절실해졌다.


내년 말에는 이익잉여금을 형성하며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일 금호타이어 3분기 실적발표 IR자료를 종합하면 회사는 작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역대급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한 영업이익 1402억 원을 냈다. 매출은 같은 기간 14.1% 늘어난 1조1150억 원을 거둬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6%를 기록했다.

회사는 3분기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 전략을 펼쳐 수익성이 좋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을 41.8%로 전년 동기보다 4%포인트 가량 늘렸다. 또 베트남 공장 증설 뒤 가동률을 높이면서 원가와 운임비 상승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는 작년 4분기 16.2%를 시작으로 올해 1분기 13.9%, 2분기 13.4% 등 두자릿수 중반대 영업이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 사장은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2021년 3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올라 기술력에 기반한 프리미엄 제품 공급과 세계 유통망 확대,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대표 취임 2년 차인 2022년 회사는 영업이익 231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16.8배 급증한 영업이익 3883억 원을 거뒀다. 2022년 0.65%에 머물렀던 연간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0.2%로 뛰었다.

다만 금호타이어는 추가 외형 성장을 위해선 생산능력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

3분기 기준 금호타이어의 공장 가동률이 97.2%까지 차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다음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지역인 유럽에선 아직 생산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회사는 현재 유럽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판매 물량은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배로 실어나르는 터라 올 3분기에는 선복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럽 현지 판매 일정에도 차질을 빚은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은 지난 29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하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해상 운송 상황에 따른 판매 차질을 겪으며, 유럽 현지 생산 기지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현재 신공장 검토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고,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면 공시 등을 통해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유럽 공장 부지로 2곳을 놓고 최종 검토 중으로, 이미 현장 실사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분기까진 유럽 공장 건설 부지를 확정하고, 2027년 4분기에는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100%에 육박한 가운데 유럽 공장 가동까지는 3년 가량 시간이 남았다는 점이다.

정 사장은 이 기간 동안 설비 효율화로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하며, 고수익 기조 유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유럽 공장 건설 전까지 대규모 증설 투자가 어려운 만큼, 중국과 베트남 공장에서 토목 공사가 없는 범위에서 설비 효율화로 공간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타이어 생산 능력을 올해 6250만 본에서 내년 400~500만 만 본(7%)을 더 추가해 판매가격이 높은 유럽과 북미 지역 수요 대응에 나선다.

회사 측은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실적 전망과 관련해 "손익 측면에서 올해 수준 이상은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12% 안팎 영업이익률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이 추진한 체질 개선으로 재무구조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199.9% 수준으로 2022년 277.2%와 비교해 77.3%포인트 하락했다. 차입금은 같은 기간 2조3514억 원에서 1조9836억 원으로 37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이에 회사가 2007년부터 16년째 이어온 무배당 기조를 뒤로하고, 내년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는 2025년 말에 들어서는 이익잉여금이 형성되며 배당가능 구조로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누적 적자로 2022년 말 기준 6413억 원까지 쌓였던 결손금은 지난해 4764억 원으로 줄었다. 올 3분기 기준으론 3천억 원 아래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회사 측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구조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고, 배당가능 이익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3년 정도 이런 추세로 가야만 배당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