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 인공지능(AI) 반도체는 AI 붐을 주도해 왔으며, 그 속도는 무어의 법칙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는 엄청난 수요를 보이고 있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폭스콘과 함께 멕시코에 세계 최대 AI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가 9일(현지시각)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인공지능(AI) 반도체 혁신 속도가 무어의 법칙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
이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AI 반도체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젠슨 황 CEO는 9일(현지시각) 테크언허드 팟캐스트에 출연해 “매년 동일한 에너지와 비용을 사용하면서 성능은 2~3배 향상 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것은 무어의 법칙보다 훨씬 빠른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인텔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1965년에 경험적 관찰을 바탕으로 제시했다.
엔비디아를 통해 본 AI 수요는 상상 이상이다. 최근 젠슨 황 CEO는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의 수요가 “미쳤다”고 표현했다.
폭스콘은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 GB200의 생산과 조립을 위해 폭스콘과 협력해 멕시코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TSMC가 제조한 블랙웰의 아키텍처용 실리콘 칩은 해당 멕시코의 공장에서 추가로 가공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블랙웰에 필수로 탑재되는 HBM 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에서 HBM을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세 곳 뿐인 상황에서, 이들의 수혜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HBM에서 선두를 달리며 호황을 맞은 SK하이닉스는 미래 늘어날 수요까지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3분기 시장기대치에 못 미친 부진으로 이례적 사과문까지 발표한 삼성전자는 절치부심으로 HBM 투자를 늘릴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블랙웰 탑재를 위한 5세대 HBM3E 12단의 대량 생산에 돌입했다. 마이크론 역시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인증을 위한 샘플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HBM3E 인증 획득이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인증을 위한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기존 ‘레거시’ D램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미래 메모리 반도체로 HBM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2025년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 비중이 31%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9일엔 기존 레거시 D램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6%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만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는 HBM수요를 채울 수 없다”며 “삼성전자도 기술력을 극복한다면 충분한 수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