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음성기반 인터페이스 탑재계획을 밝힌 데 대해 해외언론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소프트웨어 개선을 위한 노력에서 번번이 실패한 데다 애플과 구글 등 경쟁업체들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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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경제전문지 포천은 8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음성인식 신기술을 적용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성급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포천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하드웨어 경쟁력을 앞세우던 기업에서 이른 시일 안에 애플과 구글,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대형 IT기업과 소프트웨어에서 맞경쟁을 벌이기가 힘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음성서비스 ‘시리’ 개발자가 설립한 신생기업 비브랩스를 10월 인수한 뒤 갤럭시S8 등 차기 스마트폰에 전용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음성인식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전용버튼을 탑재해 내놓으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일자를 4월로 잠정결정했다.
갤럭시S7의 경우 올해 2월 처음 공개된 뒤 3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시기가 소폭 늦춰지는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이인종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갤럭시S8에 적용되는 서비스가 애플이나 구글 등 경쟁업체가 내놓은 음성인식기능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그동안 소프트웨어와 인터페이스 개선을 위한 노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이번에 실제 경쟁력을 확보할만한 역량을 갖출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폭스비즈니스는 “삼성전자는 수년간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실제로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소프트웨어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은 오히려 삼성전자에 하드웨어 분야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S3부터 자체 음성인식서비스 ‘S보이스’를 탑재해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능이 단순한 앱 실행 등 명령어에 불과한 데다 4년째 기술발전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갤럭시S6부터 적용된 곡면화면을 이용한 ‘엣지’ 전용 인터페이스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전용 ‘S펜’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도 초기에 내놓은 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적용하는 새 기술도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구글이 이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유사한 기능을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음성인식기술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탑재했다. 구글은 이런 기술을 내년부터 갤럭시S8 등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는 모든 스마트폰으로 확대해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폭스비즈니스는 “삼성전자는 같은 기기에 탑재되는 구글의 유사한 기능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에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겪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운영체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음성인식서비스와 같은 자체 서비스만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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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픽셀 스마트폰에 적용된 음성기반 인터페이스. |
애플은 아이폰에 자체개발 운영체제를 탑재하며 이런 경쟁에서 벗어났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사에 점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비슷한 기술로 세계 IT기업에 맞대결을 벌이기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더욱 시간을 두고 앞선 기능을 선보이며 맞서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가전제품에 적용되는 사물인터넷 생태계와 연계해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을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전략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의 뒤늦은 음성인식 서비스 시장진입이 기존 IT업체들에 위협이 될 가능성은 낮다”며 “가전제품과 연동으로 갖출 수 있는 장점을 소비자에 충분히 설득해야 경쟁력을 만들 것”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