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h수협은행이 파행을 반복했던 과거와 달리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 절차를 매끄럽게 마치면서 외풍으로부터 한결 단단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수협은행의 탄탄한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차기 수협은행장에 추천된 신학기 후보자가 수협중앙회의 주요 목표인 지주사 전환에 힘을 실을 여건이 갖춰진 것으로 여겨진다.
▲ 신학기 Sh수협은행 행장 후보자의 과제로 수협중앙회 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은행 금융사 인수가 꼽힌다. < Sh수협은행 >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이번 은행장 인선 과정을 통해 강화한 독립성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협은행장 공모에 참여한 후보자 가운데 ‘관 출신’이 없어 파행 가능성이 점쳐졌던 것과 달리 잡음 없는 후보자 추천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전날 차기 수협은행장 단독 후보로 신학기 수석부행장을 추천했다.
과거 수협은행장 공모는 수협은행장을 뽑는 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는 정부 측 인사와 수협중앙회 인사 사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행된 적이 다수 있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기획재정부장관, 해양수산부장관, 금융위원장 추천 사외이사 등 정부 측 인사 3명과 수협중앙회장 추천 2명을 더해 5명으로 구성된다. 행장 선임을 위해서는 이 가운데 4명 이상 동의를 받아야한다.
2017년과 2020년, 2022년 수협은행장 인선 당시 첫 공모에서 후보자 추천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재공모가 이뤄졌다. 2017년에는 선임절차가 늘어지면서 6달 동안 행장 자리가 공석이 되기도 했다.
수협 출신 은행장 인사가 이어진 점도 공적자금을 털어낸 수협은행의 홀로서기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수협은행장에 내부출신 행장이 오른 것은 그다지 오래된 일이 아니다. 수협은행 내부출신 행장이 탄생한 건 2020년 김진균 전 행장이 처음이었다.
강신숙 현 행장이 수협 내부출신으로 뒤를 이었으나 당시 은행장 공모에서는 후보자 선정이 한 차례 무산되고 재공모에서 관 출신 인사가 후보군에 합류하기도 했다.
수협은행은 실적 측면에서도 단단한 내면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강신숙 행장이 지난해 수협은행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강 행장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2376억 원을 내며 수협은행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조금 줄었다지만 감소폭은 1%에 그친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러모로 안정적인 상황에서 수협은행을 넘겨받게 된 신학기 후보자의 최대 과제로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은행 금융사 인수가 꼽힌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의 다음 성장 단계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 Sh수협은행의 지주전환을 위한 첫 단계로 비은행 금융사 인수가 꼽힌다. < Sh수협은행 > |
수협은행은 2030년을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비은행 금융사 인수는 계열사가 없는 수협은행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첫 걸음으로 꼽힌다.
다만 수협은행은 현재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협은행이 인수 1순위로 자산운용사나 캐피털사를 꼽고 있지만 2금융권 업황이 악화하면서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무리한 인수전을 펼치면 수협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도 있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는 수협은행장 배턴을 이어받을 신 후보자가 임기 동안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인 셈이다.
수협은행이 전략과 재무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신 후보자를 차기 행장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지주사 전환 로드맵 진척에 대한 기대감도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 후보자는 수협은행 내에서 영업과 기획, 전략과 재무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성과를 쌓아온 최고의 금융 전문가”라며 “후보자의 경험과 능력을 통해 은행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 성장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1995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했다. 인계동지점장, 리스크관리부장, 심사부장, 전략기획부장, 남부광역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12월부터 수협은행의 전략과 재무를 총괄하는 수석부행장을 맡았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