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이 해운동맹 가입보다 인수합병이 경쟁력 강화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대상선이 머스크라인과 MSC 동맹에 무사히 가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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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이 세계적인 해운업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인수합병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라인 대변인은 블룸버그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 해운업계에서 이뤄지는 인수합병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며 “인수합병은 해운동맹을 통해 해결이 불가능한 비용절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이 인수합병을 더욱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일본의 3대 해운사인 NYK와 K라인, 그리고 MOL이 컨테이너 부문을 합병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반응이다. 일본의 세 해운사는 합병이 완료되면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단숨에 세계 6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머스크라인은 9월 말에도 신규선박의 발주를 중단하고 선박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라인이 거듭 인수합병 의지를 드러낸 배경에는 세계 2위 해운사인 MSC와 해운동맹을 통해 선박과 노선 등을 공유하는 것보다 인수합병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라인이 해운동맹보다 인수합병에 힘을 실으면서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상선은 7월 머스크라인과 MSC의 해운동맹인 2M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10월10일 기자간담회에서 “(양해각서의) 법적 구속력 여부를 말하긴 어렵지만 늦어도 11월 초에는 본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유창근 신임 사장이 최대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이 해운동맹보다 인수합병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과 별개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현대상선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머스크라인과 MSC가 현대상선의 2M 가입에 회의적으로 돌아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머스크라인과 MSC는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상선을 2M에 받아들이려 했다. 하지만 한진해운 물류대란이 터지자 화주들이 머스크라인과 MSC 등 해외선사에 짐을 맡기면서 머스크라인과 MSC 입장에서는 현대상선을 해운동맹에 받아들일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M 가입은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2M과 공유할 노선과 선박 등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를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