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해수면 상승 태평양이 가장 빨라, 도서국가들에 큰 위기"

▲ 세계기상기구(WMO)가 발간한 '2023 남서태평양 기후 현황' 보고서 표지 이미지. < WMO >

[비즈니스포스트]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태평양 지역에서 더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국제기관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각)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 남서태평양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간하고 태평양 지역 해수면 상승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평균 해수면 상승 수준은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약 3.4밀리미터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태평양 해수면은 연평균 4.52밀리미터 상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공식성명을 통해 “인간 활동으로 인해 해양은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있다”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우리를 보호해주던 해양이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1980년대부터는 해안 홍수 사례들도 빈번해지기 시작했는데 주로 쿡 아일랜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등 태평양 도서국가에 집중됐다.

2023년 한 해에만 해도 태평양 도서국가 지역에서는 해안 홍수와 태풍 등 기상학적 재난이 34건 이상 발생하고 2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도서국가 가운데 3분의 2가 조기 경보 체계를 갖추지 못한 탓에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태평양 도서국가들은 대부분 해발고도가 약 1~2미터에 불과한 데다 90%가 넘는 인구가 해안에서 5킬로미터 이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주요 인프라가 500미터 이내에 있어 위험이 노출돼 있다”며 “글로벌 재난이 태평양의 낙원들을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