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손 전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도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초대받지 못했다.
정부는 손 전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둬 초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둘 사이 흐르는 한기가 반영된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결국 손 전 회장은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서 연임을 포기하며 물러났고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에 올랐다.
임 회장은 취임 이후 윤석열정부 주도 상생금융에 앞장서며 상생금융에 가장 적극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과 금융당국 사이 관계도 크게 회복된 것으로 여겨졌다.
임 회장이 쌓아올린 관계가 다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인데 우리금융이 당국과 갈등을 키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은 당장 올해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 타진으로 외형확장을 앞두고 있어 당국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료 출신인 임 회장이 금융당국과 관계를 소홀히 여길 가능성도 낮다.
관계 회복을 위한 임 회장의 다음 수가 중요해진 것인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임 회장이 취임 뒤 내부통제 전담인력 1선 배치와 임직원 내부통제 경력 필수화 등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기업문화혁신을 꾀했지만 그 뒤에도 연이어 사고가 터져서다.
결국 인사 교체로 손이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는 임 회장이 발탁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불투명설이 나오고 임 회장 스스로의 국감 출석이나 책임론이 불거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자세를 한껏 낮추고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보이고 있다.
임 회장은 사건이 적발된 바로 다음날인 12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에 신뢰를 갖고 계셨던 고객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부당한 지시와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등 모두가 사건의 원인으로 이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