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가 마수걸이 도시정비에 이어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입찰 참여를 앞두고 있다.

최근 DL이앤씨는 주택사업 자체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한남5구역 입찰에 나선다면 사업성이 우수한 현장을 향한 의지를 재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한남5구역 입찰 초읽기, 서영재 도시정비 선별수주 기조 가늠자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올해 도시정비시장 최대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조7천억 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 수주 의지를 보일지 주목된다.


1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5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16일 오후 4시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

한남5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 지하 6층~지상 23층, 공동주택 51개 동 2592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1개 동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의 3.3㎡당 공사비는 916만 원으로 총공사비가 무려 1조7584억 원에 이른다. 인근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과 함께 올해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어떤 건설사가 참여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꼽히는 대형 사업장인 만큼 수주전이 성립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오랫동안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물밑작업을 해온 DL이앤씨가 예상대로 출사표를 던질지 이목이 쏠린다.

DL이앤씨는 올해 들어 주택사업에서 선별수주를 더욱 강조해 왔는데 최근에는 주택사업 축소 분위기까지 감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DL이앤씨를 새로 이끌게 된 서 대표로서는 1조7천억 원이 넘는 한강변 금싸라기땅의 도시정비 물량을 지나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지 5개 구역 가운데 한강에 맞닿아 있는 면이 가장 넓고 평지가 상대적으로 많아 사업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남5구역은 DL이앤씨가 한남뉴타운에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마지막 사업지이기도 하다. DL이앤씨는 2020년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한남5구역 확보에 공을 들여 왔다.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현황을 보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현대건설이, 한남2구역은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앞두고 있으며 한남1구역은 2017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뒤 현재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성, 상징성 등을 고려하면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 대표에게는 임기 첫해 확실한 도시정비사업 실적을 거둘 좋은 기회인 셈이다.

DL이앤씨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일에 앞서 막판까지 참여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애초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DL이앤씨의 무혈입성이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나기 전부터 DL이앤씨의 단독 입찰을 예상하는 시선이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와 함께 최근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삼성물산 등 대형건설사 3곳이 한남4구역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을 향한 여러 건설사들의 관심이 여전한데다 DL이앤씨 주택사업에 변화가 감지되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고개를 든다.

앞서 5월30일 열린 현장설명회 DL이앤씨를 포함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대형건설사들과 함께 금호건설, 우미건설, 한양 등 모두 10개 건설사가 운집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등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들이 실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향한 높은 관심은 확인된 셈이다.

DL이앤씨는 올해 초 별도기준 주택부문 수주 목표를 4조 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초 목표인 6조 원, 지난해 신규수주 실적인 6조3285억 원보다 크게 줄어든 규모다.

또 건설업계 전반에서 인력 재배치, 비용 절감 등 국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바닥을 기고 있는 수익성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는 가운데 DL이앤씨도 최근 주택부문 인력 수십 명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DL이앤씨는 매년 진행되는 인력 효율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올 들어 입찰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졌던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은 뒤 수주를 접기도 했다.

물론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마수걸이 수주 이후 일부 사업장에서는 입찰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도시정비사업 외형 유지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DL이앤씨는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잠실우성4차 재건축사업) 단독 시공사 지위를 획득했다. 대우건설과 함께 주요 대형건설사 가운데 여덟 번째로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을 따내며 3817억 원의 수주실적을 쌓았다.

DL이앤씨는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도곡개포한신 재건축사업)과 광진구 자양7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자양7구역 재건축사업) 수주도 노리고 있다.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464번지 일대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7개 동, 816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3.3㎡당 920만 원으로 모두 4295억 원이다.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사업은 1일 마감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참여해 시공권을 두고 맞대결이 성사했다.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조합은 8월3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어 두 건설사 가운데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양7구역 재건축사업은 DL이앤씨의 수주가 유력하다. 이 사업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464-40번지 일대 917세대가량을 조성하는 것으로 3.3㎡당 예정 공사비는 870만 원이다.

8일 마감한 자양7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재공고(2차)에는 DL이앤씨만 참여해 유찰됐다. 앞서 첫 입찰에도 DL이앤씨만 입찰 확약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자양7구역 재건축조합은 이달 안에 대의원회의를 열고 수의계약으로의 입찰 방식 전환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DL이앤씨 한남5구역 입찰 초읽기, 서영재 도시정비 선별수주 기조 가늠자

▲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 서울시 >


서 대표가 지난해 실적과 비슷한 도시정비 신규수주 성과를 내는 데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3274억 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쓴 2022년의 4조8943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건설업계에서 3위에 해당하는 우수한 실적이다.

DL이앤씨가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을 품는다면 이미 수주한 잠실우성4차 재건축사업만 합쳐도 2조1401억 원을 기록하게 된다. 다른 사업장들의 결과에 따라 충분히 지난해 신규수주 규모를 뛰어넘을 수 있는 수준을 확보하는 셈이다.

최근 옛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를 지낸 박상신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겸 DL건설 대표이사가 복귀한 점도 서 대표에게는 호재로 꼽힌다.

박 본부장은 2019년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리뉴얼 작업 때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와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았었다.

DL이앤씨가 아크로 중심의 도시정비 수주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박 본부장의 경험은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올해 수주한 잠실우성4차 재건축사업에도 아크로를 적용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선별수주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적극적 수주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