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건설업종은 육체노동이 필요한 현장의 중요성이 커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업종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장애인 고용 의무를 이행한 건설사들이 없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는 장애인 고용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법적 기준을 달성해 눈길을 끈다.
 
장애인 고용 불모지 건설업, 의무고용률 달성 현대ENG·포스코이앤씨 돋보여

▲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지난 5월21일 현대엔지니어링 서울 계동 본사에서 마련된 굿윌스토어 팝업스토어에서 임직원과 지역주민들이 물품을 구경하는 모습. <현대엔지니어링>


26일 고용노동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민간기업 2023년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2.99%로 장애인 법정 의무 고용률을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기업 장애인 고용률은 보면 2021년 2.89%, 2022년 2.91%으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법정 의무 고용률을 밑돌고 있다. 

더군다나 대기업집단의 장애인 고용률은 2.43%로 더욱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2.37%, 2022년 2.35%보다 높아졌지만 민간기업 전체 고용률보다 낮다.

2022년 1월1일부터 시행된 장애인고용법에 따르면 상시 노동자가 50인 이상인 민간기업은 전체 상시 노동자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용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고용부담금이 부과된다. 

건설업은 국가에서 지정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평가되는 대표적인 장애인 고용 저조 업종이다. 현장근무 비중이 절대적이고 안전과 직결되는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업계 특성상 장애인 고용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건설업종의 장애인 고용률 공식 통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30대 건설사의 장애인 고용률은 1.5~2.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대부분 인력이 엔지니어 또는 현장 인력으로 장애인 고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육체노동이 필요해 건설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4년 1월4일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명단공표’(2022년 기준)에 따르면 공표대상 민간기업 428곳 가운데 건설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이 제조업(154곳)에 이어 55곳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다만 의무고용률을 충족한 건설사들도 없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가 대표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애인 고용률은 2020년 1.6% 수준을 보였지만 2021년 2.2%를 기록한 뒤 2022년 3.13%로 법정 의무고용률을 넘었고 2023년 3.27%를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장애인 고용률도 2020년 2.5%에서 2021년 3.3%로 높아졌고 장애인고용법 시행 이후인 2022년 3.1%, 2023년 3.1%로 의무고용률을 달성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의 장애인 직원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0년 96명, 2021년 140명, 2022년 229명, 2023년 241명으로 조사됐고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기간 119명, 159명, 188명, 197명으로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는 장애인 고용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중증장애인 고용활성화를 위한 장애인 고용증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행정서무·환경미화 등 50명 규모의 장애인 고용에 나섰다.

특히 장애인 적합 직무로 사내 미술작가 직군을 개발해 9명의 장애인 작가를 직접 고용한 일은 공단으로부터 우수기업사례로 꼽히며 장애인 근로자 업무공간 지원 정책인 '가치일센터' 시범운영 대상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장애인 고용 불모지 건설업, 의무고용률 달성 현대ENG·포스코이앤씨 돋보여

▲ 포스코휴먼스가 지난 1월 포항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올해 3월부터 50인 이하 영세사업장 노동자 대상으로 공동세탁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휴먼스 노동자들이 작업복 세탁을 하는 모습. <포스코휴먼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해 5월 송도 사옥에 사무보조로 창애인 채용인원 4명을 모집했고 12월에도 2명 채용공고를 내는 등 사무보조·환경미화 등 직무에서 장애인 채용에 힘쓰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차원에서 2007년 장애인표준사업장 포스코휴먼스를 설립해 장애인 고용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제1호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포스코가 지분 75.49%, 포스코이앤씨는 11.02%를 쥐고 있다. 

포스코휴먼스는 경북 포항(본사)를 비롯해 광양, 서울, 인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포스코그룹사를 주 고객으로 하여 사무, IT, 클리닝 등 장애직원이 수행가능한 다양한 지원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장애인 고용에 어려움이 있지만 채용기준 완화 및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 장애인 직무 접근성 확대 및 적합 직무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추가적 고용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 시 취약계층 우대, 장애인 스포츠단 운영 등을 통해 조직 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임직원을 차별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상생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