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크라우드펀딩 바람이 불고 있다. ‘인천상륙작전’ 흥행이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영화가 흥행하면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걷기왕'에 투자자 '와글와글', 영화 크라우드펀딩에 개미 돈 몰려  
▲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19일 영화계에 따르면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에 참가한 투자자들은 25.6%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이 ‘인천상륙작전’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는데 목표금액은 5억 원이었고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500만명이었다.

개봉 전 평단의 혹평이 이어지면서 영화계는 물론 IBK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영화는 7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덕분에 영화에 투자한 314명은 수익률 25.6%를 얻었다. 크라우드펀딩 상한액인 2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의 경우 51만2000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심은경 주연의 저예산영화 ‘걷기왕’의 크라우드펀딩도 진행했는데 목표액 1억 원이 펀딩 개시 불과 2시간 만에 달성됐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45만 명인데 관객이 100만 명을 돌파할 경우 64.2%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200만 명 이상이면 176.2%, 300만 명 이상이면 288.2%로 수익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반대로 관객 수 10만 명 이하면 원금의 80%를 날리게 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투자자들이 ‘걷기왕’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 것 같다”며 “주인공인 심은경씨가 전작 ‘수상한 그녀’에 출연해 히트한 것도 투자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영화뿐 아니라 웹소설, 웹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분야에서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영화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사냥’의 경우 289명이 참가해 목표액 3억 원을 넘기며 펀딩에는 성공했지만 목표관객 164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4만 명만 동원하는 데 그쳤다. 투자자들은 50%의 손실을 보게 됐다.

영화 ‘덕혜옹주’는 크라우드펀딩에 실패했지만 영화는 흥행에 성공한 경우다.

이 영화의 목표금액은 5억 원이었는데 65명의 투자자가 5530만 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손익분기점은 333만 명이었는데 덕혜옹주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5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크라우드펀딩이란 불특정 다수로부터 소액(10만~200만 원)을 투자받아 목표자금을 확보하는 자금조달 방식을 말한다. 기존 매체나 유통경로가 아닌 SNS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셜펀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통상 목표액과 펀딩기간이 정해져 있고 투자자는 큰 부담이 없는 금액을 투자한다.

영화 크라우드펀딩은 영화산업의 특성상 개봉 뒤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고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투자사들은 시놉시스를 모두 검토하고 영화에 투자하지만 개인들은 제목과 주연 정도만 알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들이 최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