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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CEO(왼쪽)이 지난달 말 만나 서로 악수하고 있다. |
남경필 경기지사가 스타크래프트 게임으로 유명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미국본사를 깜짝 방문했다.
남 지사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를 게임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 글로벌 게임회사 찾아 조언 구한 남경필
남경필 지사는 지난달 31일 미국 게임회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블리자드)의 캘리포니아주 본사를 방문해 마이크 모하임 CEO와 게임투자 유치 및 게임산업 육성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남 지사는 지난달 25일부터 열흘 동안 미국을 방문했다.
블리자드는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6백만 장 이상이 넘게 팔린 인기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글로벌 게임회사다. 현재도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시리즈 등을 계속 히트시키고 있다.
모하임 CEO는 남 지사에게 “한국 게임회사가 세계적으로 성공하려면 한국정부의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며 “지나친 규제는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고 조언했다.
남 지사는 “박근혜 정부가 게임관련 규제를 줄이고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도는 게임산업을 하기에 좋은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어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또 다른 게임회사 라이어트게임즈(이하 라이어트) 본사도 방문했다. 라이어트는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해 세계 145개국에서 7천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남 지사는 라이어트 공동대표인 브랜든 벡과 마크 메릴을 만나 게임산업 발전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남 지사는 “한국 게임산업은 최근 피씨에서 모바일로 급속히 기반이 이동했으나 수익구조가 좋지 않아 장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벡 대표는 “장기적 관점으로 게임에 필요한 분야별 인재를 육성하는 등 투자해야 한다”며 “피씨나 모바일 같은 플랫폼은 그 다음 문제”라고 조언했다.
◆ 판교테크노밸리 ‘게임산업의 메카’로 만든다
남 지사는 이전부터 경기도 차원에서 게임산업을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경기도의 대표 IT산업단지인 판교테크노밸리는 입주기업 중 상당수가 게임회사다. 국내 게임회사 ‘빅5’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본사도 모두 이곳에 있다.
수도권 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된 판교테크노밸리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870여 개의 IT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 기업들의 연매출 54조 원 가운데 16조 원이 게임회사에서 나왔다.
남 지사는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판교테크노밸리에 ‘경기게임혁신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경기도에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경기게임혁신단지에 게임관련 지식을 연구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및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또 마케팅과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사업부서를 만들고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남 지사가 경기게임혁신단지를 구축해 ‘지스타’를 경기도에 유치하려는 것으로 본다.
지스타는 2005년부터 열린 국내 최대규모 게임박람회다. 지난해 관람객은 19만 명이었으며 여기서 이루어진 수출계약은 약 2천억 원이다. 지스타 개최 지역이 얻는 경제적 효과만 매년 1500억 원이 넘는다.
지스타는 2009년부터 매년 부산에서 열렸다. 그러나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역구의원 시절 게임규제 법안인 ‘손인춘법’을 공동발의한 뒤 개최장소를 옮기자는 여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남 지사는 지스타를 주최하는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으로 게임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녔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6월20일 지스타를 유치하겠다고 공식선언해 성남시와 공조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 지사에 대한 게임업계 사람들의 기대가 상당히 높다”며 “지스타가 부산에서 경기도로 개최장소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