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화장품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미용기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화장품부터 뷰티기기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본업인 제약보다 화장품 사업에 더 많은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송준호 동국제약 화장품에 '진심', 뷰티기기까지 라인업 늘리며 외형 확대 속도

▲ 동국제약이 5월 전자회사 위드닉스를 인수했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오른쪽)와 노만응 위드닉스 대표가 계약 체결을 기념하고 있는 모습. <동국제약>


3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동국제약은 올해만 미용기기 라인업 2개를 추가하며 제품군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2월 탄력에 집중한 마데카 프라임 인피니티에 이어 약 4개월 만에 마데카프라임 인피니티 화이트를 내놨다. 마데카프라임에서도 한정판인 마데카프라임 프리즘 핑크 에디션까지 더하면 올해 출시된 것만 3종에 이른다.

출시 초기에는 보편적 기능에 충실했다면 점차적으로 전문화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동국제약이 미용기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지만 국내외 미용기기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미용기기 생산업체인 위드닉스를 인수하며 외형 확장뿐 아니라 수직계열화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 동국제약이 마데카 라인으로 확보해온 피부미용 관련 원천 기술과 위드닉스의 제조기술의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 확대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는 위드닉스 인수 금액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동국제약이 위드닉스 지분 50.1%를 인수하는 데 쓴 금액은 약 22억 원이다. 동국제약은 화장품 사업에서 한 해 매출 약 1천억 원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적지 않은 금액을 회사 인수에 쓴 셈이다.

송준호 사장의 전략적 판단이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송 사장은 2012년 동국제약에 입사해 2019년까지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했다. 2019년 회사를 떠났다가 2021년 12월 총괄사장으로 동국제약에 복귀했다. 

송 사장은 대표로 취임한 뒤 화장품과 미용기기 제품군을 함께 확대하고 있다. 송 사장은 지난해 한 행사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내세우며 2025년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송 대표가 화장품 사업을 키우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제약업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만들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제약사업은 다른 사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연구개발비가 높아 위험성이 큰 편이다. 동국제약으로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산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화장품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으로 제약사업 연구개발비용을 조달할 수도 있다.

동국제약은 해마다 매출 기록을 경신하는 데에는 화장품 사업의 호조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약 매출은 2021년 5942억 원, 2022년 6616억 원, 지난해 731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 가운데 화장품 매출 비중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2015년 동국제약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 출시 이후 누적 매출액은 8500억 원”이라며 “화장품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누적 매출액 이외의 추가적 수치 공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송준호 동국제약 화장품에 '진심', 뷰티기기까지 라인업 늘리며 외형 확대 속도

▲ 동국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의 ‘마데카 프라임 인피니티 화이트’. <동국제약>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부문에서 마데카프라임 매출이 고성장하며 동국제약 매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올해 마데카프라임 매출은 1분기에 90억 원, 올해 500억 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사장은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을 놓고 해외 성과를 내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 및 미용기기는 국내뿐 아니라 자사몰을 포함한 온라인 채널, 코스트코, 아마존 등 해외 고객사 확보도 이뤄진 상태다. 중국, 미국, 일본 등에 오프라인 매장도 점점 확대하고 있다. 향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현재 화장품 부문에서는 일본,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아마존, 큐텐, 라쿠텐 등 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뷰티 관련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현지 파트너사와 유통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의 화장품 사업 행보는 업계 대표 기업인 에이피알과 유사한 측면도 적지 않다.

미용기기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표피나 얕은 진피층을 타깃하는 기기는 세럼, 앰플, 에센스와 같은 기초 화장품과 함께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미용기기 업계에서는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자사 화장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락인효과’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피알의 화장품과 미용기기 동시 구매자가 많은 이유다.

동국제약 역시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함께 묶어 판매한다면 화장품 사업에서 충성고객을 단기간에 확보해 몸집을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