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임기를 마치면서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를 운용할 다음 사장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도 이변이 없는 한 경제관료 출신이 다음 사장에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으로 역대 사장들 가운데 경제관료 출신이 많았다. 
 
한국투자공사 새 사장 선임 늦어져, 5회 연속 기재부 출신이 낙점되나

▲ 역대 한국투자공사 사장들 가운데 경제관료 출신이 많았다는 점에서 다음 사장에도 관료 출신이 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29일 한국투자공사에 따르면 진승호 사장은 임기가 5월17일을 끝으로 만료됐으나 후임 사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사장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공식 임기가 끝났어도 후임 사장이 선임되기 전까지 임무를 계속 수행한다는 내규에 따라 진 사장이 계속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후임 사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로는 공공기관장 교체 작업이 4월 총선 이후 전반적으로 밀린 점이 꼽힌다.

현재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90여 곳이 임기가 이미 끝났거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공사는 아직 사장후보추천위원회조차 꾸려지지 않아 유력 사장 후보 이름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도 경제관료 출신이 유력 사장 후보군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사장 8명 가운데 5명이 재무부와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등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비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은 모두 한국투자공사 설립 초창기에 사장을 역임했다.

경제관료 출신이 아닌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모두 3명으로 초대 이강원 사장은 외환은행장, 2대 홍석주 사장은 조흥은행장, 4대 최종석 사장은 하나은행 부행장을 지냈다.

이후 2013년 5대 안홍철 사장부터 현재 8대 진승호 사장까지 내리 경제관료 출신들이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맡아오고 있다.

역대 사장에 기재부 출신이 지속적으로 발탁된 데는 한국투자공사가 기재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주무부처가 기재부이고 사장을 한국투자공사법에 따라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끔 돼 있어 기재부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동안 사장에 올랐던 관료 출신들이 경제부처에 있을 때 대부분 국제금융 분야를 담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음 사장 역시 국제금융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 올 가능성도 커 보인다.

한국투자공사는 240조 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국제금융 분야 관료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3대 진영욱 사장은 행정고시 합격 이후 재무부 국제금융국에서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와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담당관 등을 지냈다.

5대 안홍철 사장도 행정고시 합격 뒤 세계은행 파견 근무를 했고 국제금융센터 부소장 등을 거쳤다.

6대 은성수 사장과 7대 최희남 사장도 세계은행 파견 근무를 경험하고 국제금융국에서 과장과 국장 등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직인 진승호 사장도 역대 관료 출신들과 마찬가지로 대외경제국 협력관, 국제금융협력국장과 대외경제국장 등을 거쳐 국제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한국투자공사 새 사장 선임 늦어져, 5회 연속 기재부 출신이 낙점되나

▲ 관료 출신으로 한국투자공사 사장에 올랐던 인물들은 모두 국제금융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사진은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


한국투자공사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임원 임면 권한을 지닌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회가 구성한다. 

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는 기재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민간운영위원도 6명 있다.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사장 후보자를 골라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이후 기재부에 올리면 기재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