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04-30 15: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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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채양 이마트24 대표이사가 실적 개선을 위해 노브랜드 편의점 특화 상품과 가맹점 정률제를 결합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편의점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업종 가운데 하나인 만큼 매장 수를 의미 있게 늘리지 못하면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한채양 이마트24 대표이사가 실적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30일 유통업계에서는 한 대표가 내놓은 전략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영업손실 23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지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간 것이다.
이마트24는 이마트와 손잡고 노브랜드 편의점 특화 상품을 내놨다. 기존에도 이마트24에서는 노브랜드 상품 일부를 판매했지만 편의점 특화 상품을 따로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 9월 이마트,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유통 오프라인 3사 대표에 취임했을 때부터 통합 소싱을 통한 시너지를 강조해 왔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비교해 이마트24에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편의점 특화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마트24 실적 반등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편의점은 가맹점주들이 발주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브랜드 편의점 특화 상품이 출시됐다고 하더라도 가맹점주들이 주문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한 대표는 노브랜드 상품과 시너지를 위해 새로운 가맹모델을 내놨다. 신규 가맹점주들부터는 정률제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이다. 가맹점과 본사가 71대29로 이익을 나눠갖는다.
현재 이마트24는 CU, GS25,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편의점 4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액제로 운영 중이다.
경쟁사들은 가맹점주와 정률제 계약을 맺고 있다. 매장 매출을 가맹점주와 본사가 일정 비율로 나눠가지는 구조다. 하지만 이마트24 가맹점주들은 매출과 상관없이 매달 65만~160만 원을 본사에 낸다.
이마트24가 정액제로 가맹 사업을 펼쳐 차별화를 노렸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해 매장 수를 늘리지 못했다.
▲ 이마트24 매장 수가 크게 늘어야만 노브랜드 상품을 연계한 정률제가 의미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률제 계약에는 노브랜드 상품 발주를 넣어야 하는 조건이 붙어있다. 정액으로 월회비를 내는 기존 점주들도 노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는 정률제가 적용된다.
매장 수가 크게 늘어야만 노브랜드 상품을 연계한 정률제가 의미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매장 수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CU 매장은 975개, GS25 매장은 942개가 늘었다. 하지만 이마트24 매장은 256개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트24는 저효율 매장들을 효율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지만 편의점 양강과 비교해 4분의1 정도 밖에 매장이 늘지 않은 점은 뼈아픈 부분이다.
전국 이마트24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6598개를 기록했다. CU, GS25와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마트24는 올해 매장 502개를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폐점 예정인 매장도 400개다. 결국 순증 목표는 매장 100여 개 정도라는 얘기다.
노브랜드 상품을 내세워 신규 가맹점주들을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편의점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노브랜드 상품으로 어필하기에는 경쟁사 자체브랜드(PB) 상품들도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다.
CU가 내놓은 연세우유 크림빵은 누적 판매량이 5천 만개를 넘어섰고 최근 출시한 생레몬 하이볼은 3일 만에 10만 개가 팔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초 전국 10여 개 매장에서 100~500여 개 노브랜드 상품을 시범 판매한 결과 이전보다 매장 매출이 늘었다”며 “가맹점주들이 가져가는 정률제 수익도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만큼 노브랜드와 연계한 모델이 신규 가맹점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