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태영건설이 외부감사의견이 거절돼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상장폐지 사유 해소 판단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은 자본확충이 필요하고 채권단이 대출채권 일부 출자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태영그룹의 자구계획 이행이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 “감사의견 거절 태영건설 자본확충 필요, 채권단 출자전환할 것”

▲ 태영건설의 상장폐지 해소 사유에 관한 판단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정회계법인은 지난 20일 2023년 태영건설의 재무제표를 두고 ‘의견거절’ 판정을 내렸다. 의견거절 사유로는 계속기업 가정에 관한 불확실성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견 비적정 해당이다.

이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당 감사보고서의 재감사와 ‘적정 의견’ 판정이 필요하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등 실사를 진행하고 있고 객관적 손실 발생 가능액 추정과 자본 확충안은 5월11일 예정돼 있는 기업개선계획 결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 연구원은 “태영건설은 상장폐지 사유 발생에 관해 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PF관련 발생 가능한 손실 책정과 에코비트 매각 성부 여부 등 변동성이 높은 상황으로 태영건설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PF사업장과 관련해 지급보증에 대한 손실분 6352억 원과 PF사업장의 공사 관련해 손실 발생 예상분 6021억 원을 손익계산서상 기타영업외비용, 재무상태표상 유동부채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했다. 

현재 태영건설의 PF사업장은 총 59곳으로 58곳의 사업장은 대주단과 협의를 거쳐 처리방안을 KDB산업은행에 제출했지만 반포 주거복합시설 개발 1곳의 처리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못했다.

사업시행사인 반포센트럴PFV는 과학기술인공제회, KB증권 등으로부터 2380억 원 한도 PF대출을 체결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펀드를 통해 선순위 1520억 원, 중순위 350억 원의 대출약정을 맺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추가 자금 투입에 부정적 입장이고 변제 순위와 관련해서도 다른 대주와 이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영건설은 이 사업장의 책임준공 의무를 맡았다. 

배세호 연구원은 “태영건설 채권단은 기업개선계획 결의에서 태영건설이 PF사업장의 시공사로 책무를 다하고 궁극적으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자본 확충 방안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그는 “워크아웃 기업의 대표적 자본 확충 방법은 무상감자, 대출채권 전환으로 태영건설 채권단도 대출채권 일부 출자 전환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태영그룹 자구계획 이행이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영건설이 제출한 자구 계획 가운데 핵심은 에코비트(티와이홀딩스 지분 50%) 매각이다. 현재 에코비트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배 연구원은 “에코비트 매각으로 티와이홀딩스는 1조~1조3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각 대금 가운데 일부가 태영건설 자본 확충을 위한 대금으로 쓰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태영건설은 산업은행으로부터 4천억 원 한도의 대출을 받으며 티와이홀딩스의 SBS지분 30.49%, 윤석민 회장의 티와이홀딩스 지분 전량(25.2%)을 담보로 제공했다.

SBS지분 30.49%는 티와이홀딩스가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씨로부터 330억 원을 차입하며 제공한 지분 6.42%를 제외한 수치다.

한편 PF사업 관련 추가적 손실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영건설이 지난 1월 밝힌 PF 보증채무 규모는 9조5천억 원가량으로 위험도가 높은 보증군은 2조5천억 원(브릿지로 보증 1조2천억 원, 본PF 분양률 75% 미만 보증 1조3천억 원) 규모이다. 

태영건설은 이와 관련해 1조2천억 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했다. 다만 브릿지론 보증사업장 중 경공매를 결정한 사업장의 실제 매각가와 본PF로 전환되는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에서 추가적 변동 요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