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은행이 글로벌사업에서 순항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11개 해외법인은 지난해 모두 흑자를 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올해 가장 규모가 큰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 확대에 집중해 해외사업 실적을 더욱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 해외법인 모두 흑자, 이승열 중국·인니 실적 늘려 ‘화룡점정’ 찍는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사진)이 취임 첫 해 11개 해외법인에서 모두 흑자를 냈다. <하나은행>


20일 하나은행 사업보고서를 보면 하나은행의 11개 해외법인은 지난해 순이익 1128억5600만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순이익 70억9200만 원과 비교해 15배 넘게 늘었다.

게다가 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해외법인이 흑자를 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순이익 48억9300만 원을 냈다. 2022년 97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봉쇄정책이 해제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중국법인과 함께 2022년 순손실을 냈던 미국법인 '하나뱅코프(Hana Bancorp)'도 지난해 순이익 45억6100만 원을 올렸다.

하나뱅코프뿐 아니라 다른 미국법인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은 미국에서 KEB하나뉴욕파이낸셜, KEB하나로스엔젤레스파이낸셜, 하나뱅코프 등 3개의 법인을 운영한다. KEB하나뉴욕파이낸셜과 KEB하나로스엔젤레스파이낸셜 순이익은 1년 사이 각각 134%와 36% 성장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에게 지난해 해외사업 호실적은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지난해는 이 행장의 임기 첫 해로 이 행장은 2023년 1월 취임식에서 '글로벌 리딩뱅크 도약'을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하나은행의 해외사업 순항은 글로벌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도 반가운 부분이다.

하나금융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사업을 전체 순이익의 4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나은행 해외법인 모두 흑자, 이승열 중국·인니 실적 늘려 ‘화룡점정’ 찍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2023년 5월9일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싱가포르 투자설명회 2023’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5월 싱가포르 투자설명회(IR)에서 참석해 “현지 금융기관에 소수 지분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이런 전략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올해 이 행장은 하나은행 해외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큰 중국과 인도네시아법인 실적 확대에 더욱 집중해 글로벌 이익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와 인도네시아법인 'PT Bank KEB Hana'는 지난해 모두 흑자를 냈지만 앞서 더 많은 순이익을 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2021년 순이익으로 571억4100만 원, PT Bank KEB Hana은 2022년 515억6300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순이익보다 중국법인은 11.7배, 인도네시아법인은 1.4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올해 두 법인의 실적 회복세가 더해지면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전체 실적은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도네시아, 독일, 캐나다 등 전세계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영업 기반을 넓히고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중국과 인도네시아(현지법인)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디지털, 플랫폼 위주의 리테일 영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디지털뱅킹 플랫폼 ‘라인뱅크’를 통해 메이저 디지털 뱅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