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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왼쪽)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국내 화학업계 라이벌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3분기에 엇갈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LG화학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화학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 LG화학 롯데케미칼, 3분기 실적 엇갈릴 듯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27일 LG화학이 3분기에 영업이익 4661억 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5463억 원보다 15%가량 줄어드는 수치다.
이 연구원은 LG화학이 3분기에 불리한 환율여건과 아크릴, 고흡성수지(SAP) 등의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파악했다. 소형전지 판가 하락과 정보전자소재부문의 투자 등으로 비화학부문에서도 계속 적자를 냈을 것으로 이 연구원은 추정했다.
LG화학은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500억 원 감소하는 구조인데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122원으로 2분기 원달러 평균환율보다 3%가량 하락했다.
인수합병도 LG화학의 단기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LG화학이 올해 초에 인수한 팜한농은 계절적 요인과 부실자산 정리, 구조조정 비용에 따라 하반기 적자가 불가피하다.
LG화학이 최근 흡수합병한 LG생명과학도 당분간 LG화학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사업의 특성상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 많은 연구개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3분기에도 탄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3분기에 영업이익 61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27% 증가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에는 원가절감과 출하량 확대를 기반으로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황 연구원은 “앞으로 환율과 원재료 가격의 변화에 따라 4분기 이후 실적증가 여력도 충분하다”고 파악했다.
두 회사의 실적이 엇갈리는 이유에 대해 저유가 구간에서 롯데케미칼은 폴리에틸렌(PE)이나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 범용제품의 비중이 높아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높은 LG화학보다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원자재 가격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 폭이 범용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이 높기 때문이다.
◆ 롯데케미칼, 화학업계 새로운 강자되나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화학업계 부동의 1위였던 LG화학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에 영업이익 6398억 원을 거둬 5634억 원을 낸 LG화학을 사상 처음으로 제쳤다.
그 뒤 LG화학이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롯데케미칼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내면서 롯데케미칼의 추월이 일시적인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LG화학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만 보면 여전히 LG화학이 앞선다. 상반기에 LG화학은 매출 10조933억 원, 롯데케미칼은 매출 6조1256억 원을 거뒀다.
매출격차에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많은 이유는 사업구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본업인 석유화학산업에 집중하고 있어 석유화학산업 업황이 좋아질수록 실적도 좋아진다.
반면 LG화학은 전기차배터리, 수처리, 바이오 분야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두 회사의 매출차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 삼성정밀화학(롯데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롯데BP화학), SDI케미칼(롯데첨단소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LG화학도 전기차 배터리를 앞세워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 누적 수주금액이 36조 원을 돌파했다. 28개 글로벌 자동차회사로부터 82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지난해까지 발생한 누적매출 2조 원가량을 제외하면 수주잔고는 34조 원이다. 이는 LG화학의 시가총액 17조 원의 2배 수준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출시되는 2세대 전기차(300km 이상 주행)시장에서만 30조 원 이상의 수주를 기록하는 등 앞으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