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박상우 첫 해외출장은 이라크, ‘K-시티’ 중동 수출 발판 기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라크 방문 중 방탄조끼를 입고 있다. <국토교통부>

[비즈니스포스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수주 지원 활동을 이라크 현지에서 진행했다.

중동에 한국형 스마트시티 수출을 확대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도시개발사업 수주의 체질을 바꿔보려는 박 장관의 의중이 담긴 행보로 읽힌다.

27일 국토부에 따르면 박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수주지원단이 이라크에서 수주 지원활동을 마쳤다.

박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이번 이라크 방문이 첫 해외출장이다.

이번 수주지원 활동의 가장 큰 성과는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재개와 이라크의 후속 신도시 개발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이라크는 박 장관이 구상하는 한국 건설사의 해외수주 확대 정책을 펼칠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이 큰 국가로 꼽힌다.

이번에 사업을 재개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부터 주택을 중심으로 도로, 전력망, 공공기관 등 도시 전체를 패키지로 수주한 한국의 첫 신도시 수출 사례다.

게다가 이라크는 비스마야 신도시를 비롯해 수도 및 중부지역 6곳, 남부 4곳, 동부 2곳, 서부 3곳 등 15개 후속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의 전체 수주 규모는 101억 달러에 이른다. 후속 신도시 역시 비슷한 규모의 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대형 수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는 셈이다.

박 장관은 “장관 취임 뒤 선언한 해외건설 패러다임 전환의 첫 성과가 이번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재개”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때부터 쿠웨이트, 인도 등을 직접 다니며 한국형 스마트시티 수출에 공을 들여왔다.

장관에 취임한 뒤에도 한국 건설사의 해외수주 확대를 위해 한국형 스마트시티의 수출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해외에서 한국 건설사가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건설사업의 도급형 수주에서 벗어나서 연관 산업분야의 기업들과 힘을 모아 ‘원팀(one team)’으로 도시 개발사업을 패키지 수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1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원팀코리아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UN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인구가 일주일에 140만∼150만 명씩 늘어난다”며 “울산, 광주 같은 도시가 일주일에 하나씩 필요하다는 뜻이고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스마트시티를 잘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인구 증가에 따른 대응으로 스마트시티를 향한 수요가 많다”며 “스마트시티를 주력으로 앞으로 해외 진출 프레임을 바꾸자는 것이 저의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중동은 인구가 증가하는 데다 경제력까지 갖춘 국가도 많아 스마트시티 수요가 나오는 주요 지역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은 스마트시티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 국가들이다. 이라크 역시 국가 재건을 위해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만큼 스마트시티 도입에 적극적 태도를 나타낸다. 

이라크가 오랜 기간 전쟁, 내전 등 혼란을 겪은 나라라는 점은 한국 기업의 진출에 여전히 부담을 주는 요소다. 최근에도 불안정한 중동 정세와 맞물려 미국의 보복 공습을 받는 등 여전히 불안 요인은 많다.

한국 외교부는 여전히 이라크를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해 놓고 있다. 박 장관 역시 이번 이라크 방문 중 일부 일정에서 방탄조끼를 입기도 했다.

다만 이라크 내에서도 수도인 바그다드 이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라크 외교위원회 의원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2월 한국 국회를 찾아 김영주 국회 부의장,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 “이라크 내 치안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니 한국과 이라크 사이 교류 확대를 위해 여행금지 국가 지정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