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미자동차노조가 노조 설립 활동에 4천만 달러 지원금을 예고하면서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건설중인 배터리공장들에 노조 설립 변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블루오벌SK 배터리공장의 2월9일자 모습. < 블루오벌SK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최대 자동차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노조 설립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돈으로 53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건설하는 배터리공장에 노조 설립 변수가 커질 수 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각)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는 20일 조합원 투표를 열고 2026년까지 4천만 달러(약 532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노조가 없는 사업체에 노조를 조직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노조가 없는 사업체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 공장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는 내용도 있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를 조직하면 노동자들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근로 기준을 높이게끔 사측과 싸울 수 있다”고 명시했다.
디트로이트뉴스는 전미자동차노조가 지목한 배터리 공장이 블루오벌SK가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짓고 있는 곳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텔란티스나 GM은 전미자동차노조와 임금계약을 맺으며 배터리 합작법인에도 노조를 설립할 것으로 명시했는데 포드는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 코넬대학교 노동학 교수인 아트 휘튼은 디트로이트뉴스를 통해 “(전미자동차노조가) 4천만 달러를 쓰기로 한 결정은 노조를 결성하기 위해 그만큼 공을 들이겠다는 뜻”이라고 바라봤다.
전미자동차노조는 2023년 9월15일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자동차기업을 상대로 파업을 선언했다.
이후 2개월여에 걸친 협상 끝에 노동자 기초 임금을 25% 인상하고 정규직 전환과 장기근속 휴가를 보장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당시 배터리 공장들은 노사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배터리 공장들의 대표교섭 지위 확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미자동차노조는 파업을 마친 뒤 노조가 아직 없는 배터리 공장들에 노조 설립 의지를 보였는데 이번에 자금 조성 발표로 이러한 계획이 구체화된 셈이다.
포드와 SK온의 배터리 공장 외에도 현대차와 테슬라 등 미국 공장에 노조가 형성돼 있지 않은 13곳의 자동차 제조업체에 노조 설립 목표가 발표됐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