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AI 시대에 필요성이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세계 시장 성장률이 2026년까지 연평균 40%에 달할 것이라며, 차세대 HBM 개발에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31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4’에서 ‘메모리의 집적 한계 극복을 위한 기술 동향’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올해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1.5배 개선된 HBM3E(5세대 HBM) 제품을 양산할 것이고, 2026년에는 HBM4(6세대 HBM)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 "2026년까지 HBM 성장률 연평균 40%, 6세대 HBM도 계획"

▲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이 2026년 6세대 HB,M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 부사장은 이날 메모리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맞게 된 문제점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설명했다.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의 메모리반도체가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에 데이터를 보낼 때 시간이 지연되는 ‘메모리 병목현상’은 반도체 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그는 언급했다.

회사는 메모리 병목현상에 대응해 △HBM(고대역폭메모리) △PIM(지능형반도체)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를 새기는 공정인 노광 공정과 관련된 문제점도 지적했다. 메모리 발달과 함께 회로선 폭이 좁아지면서 노광공정의 생산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문제의 해결책이 ASML의 최신 노광장비 하이NA EUV(극자외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NA EUV를 활용한 공정이 정착되면 뛰어난 해상력(최소선폭)에 기반해 공정의 경제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400단 첨단 낸드플래시와 관련해선 기존 텅스텐 대신 몰리브덴을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몰리브덴은 저항값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메모리 산업이 기술 한계를 돌파하고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선 메모리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협력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메모리 산업의 협업구도가 제조업체와 개별 협력에 한정됐다면, 앞으로는 세 방향 또는 그 이상의 다양한 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커졌다”며 “서로 다른 전문성과 능력을 가진 소재, 장비, 메모리 제조업체가 공정 개발에 함께 참여한다면 난이도가 높은 공정을 더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조는 메모리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더 나아가 메모리 산업의 여러 참여자들이 마치 하나의 주체처럼 행동하는 ‘원패키지’ 트렌드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원패키지 시대에서 메모리 제조사는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