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주도하고 있는 법원으로부터 빌린 선박을 모두 반납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한진해운이 법원의 권고를 따라 모든 용선을 반납할 경우 보유 선박수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진해운에 비용절감을 위해 용선 선박 전부를 선주에 반환할 것을 권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용선료로 지불하는 금액은 하루에 24억 원 수준이다.

법원 관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한진해운이 용선료로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용선을 반납하는 것이 맞다”며 “한진해운이 용선 계약 파기로 지불할 금액은 약 1조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지만 향후 회생한다면 재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블룸버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빌린 컨테이너선 4척과 벌크선 3척을 선주에게 반납했고 향후 13척을 추가로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선주가 용선 반납을 요청한 사실도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는 한진해운과 ‘Maersk Sebarok’호 반납을 논의 중이다. 또 선박투자펀드인 하이골드오션 2호는 용선 환급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한진해운이 반납한 벌크선 한 척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97척, 벌크선 44척으로 모두 141척이다. 이 가운데 빌린 선박 수는 컨테이너선 60척, 벌크선 23척으로 모두 83척이다. 모든 용선을 반납할 경우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 수는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한진해운의 회생이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진해운이 보유 선박 수를 절반 이상 축소할 필요가 있고 결국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독일 최대 해운사인 하파크로이트는 최근 한진해운이 해체되면서 다른 해운사에 합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자금지원이 미뤄지면서 한진해운 회생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18~19일 이사회를 열었지만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지원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애초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600억 원을 대출받아 한진해운에 투입하려고 했지만 담보 설정이 어려워 다른 방안을 찾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와 한진해운 등에 따르면 20일 오전 기준으로 한진해운이 보유한 모든 선박 중 하역하지 못하고 바다에 발이 묶인 선박은 33척이다. 35척은 국내로 복귀한다. 29척이 하역을 완료했으며 16척은 정상 운행 중이다.

법원은 10월28일 제출 기한인 실사보고서와 11월25일 제출기한인 회생계획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진해운의 회생 또는 청산을 결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