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TSMC 반도체공장 무력화 어렵지 않다, 미국 투자도 대안으로 역부족

▲ 미국 정부의 TSMC 반도체공장 유치 노력이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영향을 피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TSMC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TSMC 반도체공장을 무력화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TSMC가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등 해외에 반도체공장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25일 논평을 내고 “요즘 전 세계 지정학적 상황이나 경제를 두고 이야기할 때 TSMC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TSMC가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모바일과 IT, 인공지능과 자동차 등 대부분의 산업에 가장 중요한 기업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TSMC의 첨단 반도체공장은 현재 모두 대만에서 운영되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전 세계 경제와 산업이 크게 뒤흔들릴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을 지낸 매트 포틴저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TSMC의 반도체공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해 마법과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포틴저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사이버공격 등 방식으로 TSMC 공장을 무력화하는 일은 비교적 쉬운 작업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도체공장 특성상 대량의 전력 수급이 필수적인 만큼 전력망을 공격한다면 자연히 공장 가동이 멈춰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TSMC 공장이 대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약점에 해당한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CHIPS Act)과 같은 대규모 산업 정책을 통해 미국에 TSMC의 첨단 반도체공장 설립을 유도한 것은 이러한 리스크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대만과 같은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는 어렵고 전문 인력 수급과 비용 등 측면도 고려한다면 더욱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가 이미 미국 애리조나 공정 가동 시점을 예정보다 늦추기로 한 결정이 예시로 꼽혔다.

미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은 ‘값비싼 실패’에 그치고 말 수 있다고 언급한 장중머우 TSMC 창업자의 말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결국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산업 육성에 힘쓰는 것보다 대만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더욱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TSMC의 미국 공장 설립은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설비를 미국에 구축하는 일은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키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미 문제가 생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