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되면 미국 반도체 지원법도 영향권, 미국기업에 집중적 지원 전망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반도체 지원법의 기조를 자국기업 육성에 집중하는 쪽으로 바꿔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연말 미국 대선 출마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을 겨냥해 미국의 반도체 기술을 탈취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기조를 유지하는 대신 자국 기업을 향한 지원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스위크는 22일 “대만과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대중들에게 분노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만과 중국의 전쟁이 벌어진다고 해도 대만을 수호할 뜻이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대만과 관련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현재 90%에 이르는 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TSMC가 현재 전 세계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9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부터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빼앗아 갔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미국 정부가 대만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성장을 도운 결과가 결국 미국의 반도체 공급을 대만에 의존하도록 하는 상황을 낳았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다수의 소셜네트워크(SNS) 이용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반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며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를 빼앗은 적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사실상 중국에 대만 침공 기회를 열어줘 미국이 대만의 반도체를 사들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태도를 고려한다면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한 반도체 지원법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에 반도체공장 및 연구센터를 건설하는 기업들에 대규모 보조금 및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TSMC와 삼성전자 등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는 해외 반도체기업에 금전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자국 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방침에 힘이 실리게 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에 반도체 산업을 빼앗겼다고 비판한 것은 결국 미국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과 생산 능력을 빠르게 높여 맞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TSMC는 물론 올해 미국에 새 반도체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미국 공화당 당원대회에서 과반수 표를 얻는 등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연말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지지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