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은행이 지난해 모든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를 가장 크게 늘리며 선두 금융사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하나은행의 강점으로 꼽히는 기업금융, 자산관리를 더욱 강화하자는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 퇴직연금 선두와 격차 좁혔다, 이승열 기업금융 자산관리 강화 성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지난해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를 가장 크게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국내 금융권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꼽히는 퇴직연금시장에서 입지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23년 한 해 동안 퇴직연금 적립금이 6조4천억 원 늘었다. 1년 전보다 23.6% 늘어난 것으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20%대 증가률을 보인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상승액 기준으로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적립금 선두권인 신한은행, KB국민은행과 차이도 크게 줄었다.

2023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하나은행은 33조7천억 원, 국민은행은 36조8천억 원, 신한은행은 40조4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말만해도 하나은행은 27조3천억 원, KB국민은행 31조5천억 원, 신한은행 35조 원을 보유했다. 1년 사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차이는 7조7천억 원에서 6조6천억 원으로 1조 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본격시행으로 금융권에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퇴직연금부문에서 하나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은행이 당분간 지금과 같은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퇴직연금은 하나은행의 강점으로 꼽히는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역량이 맞닿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2023년 1월 취임식에서 하나은행의 3대 과제로 ‘손님’과 ‘현장’, ‘강점’을 제시하면서 “연금, IB(투자금융), 글로벌, IT 등 핵심 사업 분야 전문가 양성을 통해 하나은행만의 영업 차별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강점에 집중해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상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퇴직연금 선두와 격차 좁혔다, 이승열 기업금융 자산관리 강화 성과

▲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유치를 위해 적극적 영업을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은 다른 은행에 퇴직연금 계좌를 두고 있는 기업에도 경쟁사 대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상품 수익률이 높다는 점 등을 앞세워 계좌 이전을 설득해 고객을 확보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최근에도 퇴직연금 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제도 도입 사업장의 적립금 운용 지원하는 ‘하나 DB 자산관리솔루션(ALM)’ 시스템을 구축했다.

퇴직연금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확정급여형 적립금을 유치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 관계자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적용하고 있는 기업의 적립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체계적 DB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며 "하나 DB 자산관리솔루션(ALM) 시스템을 통해 기업 담당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체계적 적립금 운용을 통해 수익률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