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래미안·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1조 대어 부산 촉진2-1 수주전 격돌

▲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부산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위해 본격 경쟁에 나선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부산 도시정비사업에서 올해 마수걸이 수주를 따내기 위해 격돌한다.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은 오세철 사장에게는 첫번째 경쟁수주이자 래미안 '넥스트홈'을 발표한 이후 처음 임하는 수주전이다. 한성희 사장에게도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운 첫 수주전이라 양보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은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는 전날(14일) 홍보관을 열고 수주경쟁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이 사업은 부산진구 범전동 263-5번지 일대 13만6727㎡를 재개발해 지하 5층~지상 69층 높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1902세대와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 래미안·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1조 대어 부산 촉진2-1 수주전 격돌

▲ 삼성물산이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에 제시한 '래미안 에스펠리스 부산' 조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총공사비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조3559억 원을, 포스코이앤씨는 1조2484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건설사의 공사비 차이는 1075억 원 규모다. 

촉진 2-1구역 재개발조합은 GS건설과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난해 6월17일 계약을 해지했다. GS건설은 원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3.3㎡당 987만 원의 공사비를 요청했지만 조합은 3.3㎡당 807만 원을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연면적 46만2356㎡을 고려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의 3.3㎡당 공사비는 각각 968만 원, 891만 원으로 GS건설이 요청했던 수준보다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원 수는 350여 명인데 건립 예정 가구수는 1900세대가 넘어 공사비 차이에 따른 분담금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두 건설사가 제시하는 사업조건이 수주 결과를 가를 것이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해 대우건설과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에서 수주전을 펼친 뒤 3년7개월 만에 경쟁에 나선다. 오세철 사장 취임 이후 첫 수주전인 이번 사업을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단지 이름으로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을 제안하고 해외 유명 건축설계사와 협업을 진행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입찰보증금 400억 원도 납부마감일인 2023년 12월14일보다 하루 일찍 현금으로 납부했다. 입찰보증금 조기 입금으로 수주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초고층 빌딩 실적을 부각하고 이에 더해 2023년 8월 더넥스트(The Next) 발표회에서 선보인 넥스트홈을 적용해 수주에 나선다. 넥스트홈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으로 거주자가 생활방식에 맞게 주거공간을 자유롭게 디자인 할 수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연말 수주한 경기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사업을 시작으로 래미안 넥스트홈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촉진2-1구역이 두 번째 넥스트홈 적용단지가 되는 셈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앞서 래미안 넥스트홈 모델을 공개하면서 서울 여의도와 압구정, 성수 등 핵심지역 초고층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서울 주요 사업지만큼 중요한 곳으로 판단한 셈이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한성희 사장이 2022년 7월 내놓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로 첫 수주전을 치르는 만큼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이앤씨는 방배신동아를 비롯해 신반포18차, 신반포21차 등 강남 지역 사업장을 중심으로 오티에르를 적용하고 있는데 서울이 아닌 지역에 오티에르를 적용하는 단지는 촉진2-1구역이 최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을 두고 현대건설과,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우건설과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대 건설사의 사정으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현대건설과 하이엔드 브랜드 대결을 펼치고 있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사업 진행이 멈춰있는 상태다.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에 전력을 쏟아 승리를 따내서 오티에르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촉진2-1구역 재개발조합에 골든타임분양제와 미분양 원천 차단을 위해 아파트 및 오피스텔 대물변제도 제안했다. 골든타임분양제는 조합에서 원하는 대로 일반분양 시기를 조절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제도로 후분양의 일종이다. 
 
삼성물산 래미안·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1조 대어 부산 촉진2-1 수주전 격돌

▲ 포스코이앤씨가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에 제안한 오티에르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이번 사업은 올해 첫 대형건설사 수주전이자 국내외를 대표하는 초고층 건물 실적을 보유한 두 건설사의 전면전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는다. 

삼성물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두바이 부르즈할리파(828m)와 두 번째로 높은 말레이시아 메르데카118(679m)를 시공했다.

이밖에 1998년 말레이시아 최고층 빌딩이었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452m)를 비롯해 고급 주상복합시설인 스타 레지던스, 사푸라그룹 신사옥인 사푸라 빌딩 등을 건설했다. 국내에서는 국내에서는 65층 높이의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265m)를 준공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상 500m 높이에서 타워크레인 없이 유압잭을 통해 밀어올려주는 리프트업 공법과 초고층까지 고강도 콘크리트를 올리는 고압 압송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국내에서 2·3번째로 높은 여의도 파크원(318m),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411m) 등 9개의 초고층건물을 지은 초고층 건설 강자다. 초고층분야 전문인력만 200명 이상을 거느리고 있고 국내 건설사 가운데 초고층분야 신기술·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정비계획 변경이나 건축위원회 재심의, 사업시행인가 변경 등 인허가 변경이 없도록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설계안을 제시해 빠른 사업추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초고층빌딩 시공 역량을 총동원해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등 최상의 사업조건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는 부산에만 4만 세대 이상 아파트를 공급해 지역 이해도가 높은 건설사"라며 “특화설계를 반영하더라도 빠른 사업추진이 가능하고 2026년 2월 착공을 위한 인허가를 추진해 사업의 속도와 단지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