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경영쇄신에 올인하고 있다.
최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카카오 특유의 자율경영문화를 포기하고 외부감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경영쇄신에 방점을 두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 등기이사직에서도 사임하며 경영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경영쇄신에 전념하고 있다. |
12일 김 위원장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 등기이사직을 사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와 관련한 일련의 문제제기에 대해 창업자로서 적극 해결하는데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브라이언임팩트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라며 "
김범수 위원장은 재단의 운영은 이사회에 위임하고 후원자로서의 역할은 꾸준히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김범수 위원장이 2021년 6월 자신의 영어이름인 '브라이언'에서 이름을 따와 만든 사회공헌재단이다.
브라이언임팩트는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비전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지원해왔다.
이번 브라이언임팩트 등기이사직 사임은 회사 내외부에서 카카오의 쇄신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답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첫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카카오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음을 처음 인정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작년 11월부터 그는 은둔의 경영자를 자처했던 과거와 180도 바뀐 모습을 보였다.
영어이름이기도 한 '브라이언'을 상징하는 수염까지 깎은 모습에서 남다른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작년 11월6일 열린 2차 비상경영회의에서 그는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경영복귀를 선언했으며 향후 쇄신작업을 직접 이끌 것을 약속했다.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들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 |
김 위원장은 2021년 3월 카카오 이사회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카카오 경영전반에서 손을 뗀 바 있다.
카카오의 자율경영 시스템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창의적인 경영을 통해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왔지만 창업자인 김 위원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자 카카옥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 원인이 됐다는 시선이 많았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영복귀와 함께 동시에 카카오의 쇄신작업을 급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준법과신뢰위원회의 출범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계열사 경영진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전직 대법관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통제기구가 만들었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지난해 12월18일 출범해 법률과 시민사회, 학계, 언론, 산업, 인권, 경영 등 각 영역을 대표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카카오의 준법경영을 감시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쇄신국면에서 CA협의체 위원들의 활약도 빛났다.
특히 지난달 중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를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대표이사는 올해부터 CA협의체 공동의장에 올라 김 위원장과 함께 쇄신작업을 이끌고 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