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눈 가뭄’으로 올해 물 부족 온다, 강설량 평년 25% 수준

▲ 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강설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수자원 관리국 관계자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410곳 이상 진출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강설량이 75% 가까이 줄어 올해 물 부족이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4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올겨울 첫 번째 미국 강설량 측정 결과 캘리포니아주의 강설량이 평년 대비 25%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지난해 12월 겪은 태풍과 홍수에도 강설 수준이 평년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앤드류 슈왈츠 앤드류 스왈츠 UC버클리 대학 눈 연구팀 선임연구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강설 시기가 짧아지고 있다"며 "대다수 지역에서 눈보다 비가 내리는 기후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기후 특성상 연간 강수량이 불규칙하고 대체로 건조한 기후를 보이는데 겨우내 쌓인 눈이 1년 동안 녹으면서 각 지역의 강과 호수를 유지하는 수자원이 된다.

캘리포니아주 정부 집계에 따르면 매년 겨울 캘리포니아 전역에 내린 눈이 담당하는 수자원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올해 1월 캘리포니아주에는 기온 하강에 따른 추가 강설이 예보됐으나 전문가들은 ‘눈 가뭄’ 사태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기후학자 다니엘 스웨인은 가디언을 통해 “추가 강설을 감안해도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누적된 강설은 처참한 수준”이라며 “이미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물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늦겨울 예보된 강수 주기도 우리(캘리포니아주)가 겪을 눈 부족 현상을 해결해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캘리포니아주가 보유한 수자원 인프라도 지금 겪고 있는 기후변화에 현격히 뒤처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PPIC)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캘리포니아 수자원 우선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눈 부족 사태에 대비할 만한 수자원을 미리 확보해두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저술한 엘렌 하낙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 수자원 전문가는 가디언을 통해 “캘리포니아주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인프라는 개선하고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추가로 12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수자원을 올해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현재 주 당국의 관리 실태는 처참하고 필요한 저수 용량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눈 가뭄으로 캘리포니아주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로스엔젤리스 비즈니스저널의 2023년 6월 집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네덜란드 다음으로 많은 416개로 고용인력 규모는 1만4천여 명이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반도체 지사를 두고 있다. 반도체는 특성상 생산할 때 물을 많이 사용한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