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로 시작해 반도체로 끝난 2023년 증시, 주가 상승률 1위 포스코DX

▲ 28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2023년 증권·파생식품 시장 폐장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국내증시에서는 2차전지, 로봇주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열기가 뜨거웠다. 2차전지주가 증시를 주도하면서 시총 순위에서도 관련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연말에 들어서는 2차전지 열풍이 주춤해진 가운데 반도체주가 영향력을 확대했다. SK하이닉스가 2년 만에 시총 2위를 탈환했으며 삼성전자도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코스피지수는 1.60% 상승한 2655.28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연초부터 강세를 이어왔다. 종가 기준으로 1월3일(2218.68)에 저점을 기록했으며 8월1일(2667.07)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다소 주춤했으나 12월 들어 다시 상승랠리를 펼치면서 연중 고점에 가까운 2665.28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866.57에 올해 거래를 마쳤다. 마찬가지로 연초인 1월2일(671.51)에 저점을 찍은 뒤 강세를 이어갔다. 중소형주 강세에 힘입어 7월말 939.96까지 오른 뒤 2차전지주 조정에 함께 내렸지만 12월 들어 860선까지 회복했다. 

2차전지를 비롯한 테마주 투자열풍으로 코스닥시장이 특히 주목받았던 한해였다.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시장이 9조6천억 원, 코스닥시장이 10조 원으로 코스닥 평균 거래대금이 더 높다.

시가총액 규모로는 코스피시장이 코스닥시장의 5배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대금 강세가 두드러졌다. 연간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을 넘어선 것은 코스닥시장 개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차전지로 시작해 반도체로 끝난 2023년 증시, 주가 상승률 1위 포스코DX

▲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2차전지 관련주가 약진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순위 다툼도 치열했다. 2차전지 종목은 상반기 증시를 주도하면서 내내 주목을 받았다. 다만 7월 말을 기점으로 고점 대비 30~50%가량 하락하며 조정을 거쳤다. 

지난해 말 코스피 시총 10위권 밖에 있던 포스코(POSCO)홀딩스가 6위로 올라선 점이 눈에 띈다. 포스코홀딩스의 시총 순위는 2차전지주가 고점을 찍었던 7월 말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지난해 23위에서 13위로 10계단을 올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은 순위가 하락했으며 삼성SDI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도체주도 선전했다. 내년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더해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특히 연말에는 내년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부상하면서 연일 상승 기세를 이어갔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지난해 말 4위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2년 만에 2위를 탈환했다. 이를 두고 증시 주도업종이 2차전지에서 반도체 업종으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밖에 현대차, 기아도 순위가 각각 2위씩 올랐다. 자동차주 주가는 실적 피크아웃 전망에 눌려왔지만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2차전지로 시작해 반도체로 끝난 2023년 증시, 주가 상승률 1위 포스코DX

▲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2차전지 종목의 약진은 코스닥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1위를 차지했으며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7위에서 2위로 올라서면서 에코프로 그룹주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포스코 그룹주인 포스코DX는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4위로 크게 뛰어올랐다. 엘앤에프는 3위에서 5위로 2계단 내려갔다. 

지난해 말 1위를 기록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위로 내려왔으며, 현재 거래가 정지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장폐지 뒤 내년 1월12일 셀트리온과 통합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반도체주 강세에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에도 온기가 퍼지면서 장비 관련주 HPSP가 올해 9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게임주는 다소 고전했다. 콘텐츠 업계 업황과 중국 정책에 영향을 받으며 출렁이던 게임주는 일제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차전지와 반도체주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면서 지난해말 4위를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 6위를 기록한 펄어비스, 8위에 이름을 올렸던 스튜디오드래곤이 모두 10위권 밖으로 하락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포스코DX(1043.3%) 주가가 1000% 이상 오르면서 올해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2차전지 사업이 부각되면서 포스코 그룹주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포스코DX가 코스피 이전상장 소식을 발표하면서 수급이 몰렸다. 

포스코DX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9500억 원에서 이날 11조2810억 원으로 불어났다. 주가 급등에 따라 포스코DX는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DX는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마친 뒤 내년 1월2일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한다. 

이 밖에 2차전지 대장주였던 에코프로(512.69%)를 기록하며 상승률 6위를 기록했다. 의료 AI 기업인 뷰노(570.93%), 루닛(477.98%)도 올해 주식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