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동영상플랫폼 '카카오TV'가 인터넷방송 서비스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트위치의 서비스 종료에 따라 네이버 치지직과 아프리카TV 사이 이용자 확보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카카오TV까지 경쟁에 참여해 3파전 구도를 만들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TV 스트리밍 서비스 개편, 아프리카TV 네이버와 경쟁 시동

▲ 카카오TV는 2021년 개인방송 서비스 지원을 종료한 뒤 OTT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 블로그>


28일 IT업계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TV 개인방송서비스 개편을 통해 철수했던 인터넷방송 서비스를 재개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카카오TV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미디어부문이 운영하는 종합 동영상서비스다. 19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개편소식을 알렸다. 개인방송 기능에 방송대기상태와 예약, 대기화면, 채팅관리기능 등 스트리머가 원활한 인터넷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편의기능이 추가됐다.

큰 변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2021년 서비스 철수 이후 끊겼던 인터넷방송 관련 업데이트였다는 점이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이것이 조만간 인터넷방송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최근 인터넷방송 시장에서는 2024년 2월로 정해진 트위치(미국 아마존)의 한국시장 철수를 앞두고 인터넷방송 플랫폼 사이 이용자 확보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네이버는 2024년 초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서비스를 출범해 트위치 이용자를 흡수한다는 계획을 내놨고 아프리카TV도  서비스명을 '숲'으로 변경하는 등 대대적 서비스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TV는 2008년부터 고화질 방송을 할 수 있는 '다음 팟플레이어'를 통해 한때 아프리카TV와 인터넷방송 시청자층을 양분한 적도 있다.

당시 캠 방송과 채팅 방송 중심의 타 서비스와 달리 카카오TV에는 게임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스트리머와 그 시청자들이 주로 활동했다. 2021년 서비스 철수 직전 월간이용자(MAU)는 50만 명 수준이었다.
 
카카오TV 스트리밍 서비스 개편, 아프리카TV 네이버와 경쟁 시동

▲ 인기 스트리머 '슈카월드'가 2019년 카카오TV에서 경제콘텐츠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슈카월드 유튜브 갈무리>


카카오TV가 2021년 인터넷방송에서 철수하자 카카오TV에서 활동해 온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은 주로 트위치로 흘러 들어갔다. 이후 ‘e스포츠’와 ‘버추얼유튜버’ 콘텐츠가 흥행, 관련시장이 커지면서 2022년 트위치 한국서비스의 월간이용자는 200만 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카카오TV가 후원과 광고수익 분배제도 등 전업 스트리머활동을 위한 제도들을 복구한다면 이들 일부가 카카오TV로 복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트위치에서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가운데는 과거 카카오TV에서 방송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유명 스트리머인 ‘침착맨’과 ‘슈카월드’도 카카오TV에서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카카오TV가 인터넷방송사업에서 철수했던 2021년과 지금은 인터넷방송의 위상이나 사업환경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당시 망사용료와 수익모델 부족이 국내 인터넷방송업계의 문제점으로 지목됐는데 먼저 망사용료는 P2P 데이터전송기술 기반의 그리드프로그램을 통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소액 후원을 통해 스트리머와 소통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국내 1위 간편결제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도 카카오TV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TV에는 국민 동영상재생프로그램인 '팟 플레이어'라는 무기도 있다. 팟 플레이어는 2008년부터 고화질 영상재상과 다양한 동영상 재생기술을 지원해 게임과 스포츠팬들이 두루 이용하는 무료 소프트웨어다.

카카오TV는 팟 플레이어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이용자들에게 언제든 카카오TV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다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
 
카카오TV 스트리밍 서비스 개편, 아프리카TV 네이버와 경쟁 시동

▲ 팟플레이어 이미지. 라이브방송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후원과 광고수익 분배가 중단돼 개인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TV의 상황은 좋지 않다.

2021년 개인방송서비스 지원중단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사업에 힘썼으나 이미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웨이브 등 국내 서비스와도 투자 규모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TV는 OTT시장에서 0%대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했고 2023년 들어 카카오TV 월간이용자는 10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결국 4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TV에 대한 독점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카카오TV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드라마가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해야만 하는 상황인 셈이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카카오TV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구조조정과 리더십 위기를 지니고 있어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스토리부분과 미디어부문 실적 감소에 따라 인력감축과 자회사 청산을 진행하고 있다. 또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미디어부문 각자대표이사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과 '바람픽쳐스 고가인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