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SMC 2나노 경쟁에 일본도 참전 의지, 라피더스 "20년 격차 추격"

▲ 히가시 데쓰로 라피더스 회장이 2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에서 한국과 대만, 미국 기업을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자신감을 보였다. 히가시 데쓰로 회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예고한 2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분야에 일본 라피더스도 강력한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라피더스는 일본 반도체 기술이 이들 경쟁사보다 20년 가까이 뒤처져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14일 일본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수 년 안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뚜렷한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히가시 데쓰로 라피더스 회장은 일본 반도체 무역행사에 참석해 라피더스의 홋카이도 반도체 생산공장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있는 태도를 보였다.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홋카이도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 설립에 직접 자금을 출자한 데 이어 시설 투자 비용도 대부분 책임지며 2나노 반도체 생산을 국가 차원의 중요한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지난해 설립된 신생기업인 만큼 반도체 생산에 충분한 기술력이나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러나 미국 IBM과 협력을 통해 단기간에 핵심 기술 확보를 노리고 있다.

히가시 회장은 일본 반도체 산업이 한국과 대만, 미국과 비교해 “20년 가까이 뒤처져있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GAA(게이트올어라운드)와 같은 신기술이 상용화되면 반도체 설계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TSMC 2나노 경쟁에 일본도 참전 의지, 라피더스 "20년 격차 추격"

▲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활용되는 GAA 등 기술 안내.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에 적용한 GAA는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바꿔 성능과 전력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다.

TSMC와 인텔 등 다른 파운드리 업체는 아직 GAA 공정을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지 않는다. 라피더스는 IBM과 협력을 통해 GAA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라피더스는 TSMC와 인텔 등 기업과 20년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보이고 있다”며 “GAA로 기술 전환이 라피더스와 같은 후발주자에 진입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피더스가 2027년 대량 생산을 준비하는 2나노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이 모두 2025년 또는 그 이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 활용을 목표로 두고 있는 기술이다.

이미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 사이에서 기술 개발에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라피더스도 확실한 참전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라피더스가 실제로 20년에 이르는 기술 격차를 수 년만에 좁히고 2나노 반도체 생산을 적기에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꼽힌다.

IBM과 기술 협력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원가 경쟁력과 반도체 생산 규모 등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을 따라잡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라피더스가 사업 운영과 투자 자금을 사실상 모두 일본 정부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반도체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필요한 비용 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본 반도체산업 재건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와 라피더스의 의지는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히가시 회장은 “일본은 반드시 첨단 반도체 기술이 탄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는 일본의 미래 세대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