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게임업계 따르면 쿠키런킹덤이 중국 시장에서 흥행하기 위해선 완벽한 현지화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 이미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진 데다 해외 게임에 대한 검열 강화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들의 실패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키런킹덤은 2021년 국내 출시된 소셜RPG(역할수행게임)이다. 2023년 3월 중국정부당국의 외자판호(사업허가)를 받았다. 이달 28일 정식 출시된다.
하지만 2023년들어 한국게임의 중국 게임시장에서의 성과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에서 이 대표는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2년 12월과 2023년 3월 많은 한국 게임이 외자판호를 받아 올해 중국에 진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공작은 극소수에 그친다.
올해 중국에서 출시한 한국게임은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A3’, ‘일곱개의대죄’, ‘메이플스토리M’, ‘블루아카이브’ 등이 있다. 기존 PC게임 메이플스토리를 해본 현지팬들을 보유한 메이플스토리M(앱스토어 매출 3위 기록)을 제외하면 모두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 원인으로는 우선 현지화에 미흡했다는 점이 꼽힌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검열 정책도 커다란 장벽이다.
중국은 국가신문출판서 '인터넷 출판 서비스 관리 규정' 제24조에 따라 △종교와 미신 △음란물 △폭력과 범죄 등에 해당하는 온라인 콘텐츠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국 게임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검열 이슈다"면서 "기존 한국 게임에서 선정성, 폭력, 종교, 미신 요소를 지우고 나니 아무런 특색이 없는 평범한 게임이 됐다"고 말했다.
마틴 라우 텐센트 회장은 과거 한국게임의 중국 퍼블리싱을 위한 사업설명회에서 "선호하는 색, 게임에서 이용하는 아이템과 같이 사소한 부분에서도 이용자의 차이가 있다”며 현지화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 데브시스터즈는 현지 배급사인 창유, 텐센트를 통해 12월28일 쿠키런킹덤을 중국에 출시한다. <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가 이미 글로벌버전까지 있는 쿠키런킹덤을 출시하는데 긴 시일이 걸린 데도 이와 같은 배경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데브시스터즈는 2021년부터 현지배급사를 선정하고 중국 진출을 준비했는데 2023년 3월 중국정부로부터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뒤에도 약 9개월의 준비기간이 소요됐다.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게 콘텐츠를 고치거나 삭제한 뒤 빈 부분을 다시 중국 이용자 취향에 맞게 고치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한 예로 한국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해골이나 좀비, 피, 십자가 등이 중국 게임에는 등장할 수 없다.
쿠키런킹덤에는 특히 해골문양의 아이템과 캐릭터가 많아 모두 삭제되거나 변경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 중국출시 버전에서 '용감한 쿠키군'의 트레이드 마크인 해골 단추가 삭제된 모습. <쿠키런월드 트위터 갈무리>
흥행 성공을 위해 이지훈 대표는 중국 배급사인 '창유', '텐센트' 두 곳과 손을 잡았다.
현지 유통사 한곳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그나마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메이플스토리M도 두개의 배급사와 계약을 맺었었다.
또한 중국풍 스토리 콘텐츠와 현지 과자유제품 브랜드 '왕왕'과 협업해 만든 쿠키캐릭터들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전략을 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중국 게임시상식에서 2023년 가장 기대되는 모바일 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이토록 신중하게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준비하는 것은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데브시스터즈는 2023년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11월부터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에도 착수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