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적게는 10만 원부터 많게는 200만 원까지. 올해 들어 카드업계에 이처럼 고가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 ‘프리미엄카드’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고금리시대 카드사들이 업황 부진 속 수익성과 연체율 개선에 애를 먹는 가운데 프리미엄카드를 통해 우량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우리카드는 최근 최고등급 프리미엄 카드 '투체어스'를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투체어스 카드. <우리카드> |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최근 연회비가 250만 원인 ‘투체어스’ 카드를 출시하며 프리미엄카드 라인업을 강화했다.
투체어스는 우리카드에서 연회비가 가장 비싼 카드다. 우리은행 특화서비스 투체어스 고객 가운데 최상위 등급인 블랙·골드 고객 한정으로 발급이 가능하다.
우리카드는 앞서 글로벌 호텔체인그룹 아코르와 손잡고 연회비 50만 원인 ‘올 우리카드 인피니트’, 연회비 15만 원인 ‘올 우리카드 프리미엄’을 내놓았는데 다시 한번 프리미엄카드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다.
카드업계에서 프리미엄카드는 일반적으로 연회비가 10만 원 이상인 카드를 말한다.
올해 프리미엄카드 라인업에 힘을 주고 있는 카드사는 우리카드만이 아니다.
삼성카드는 5월 새로운 프리미엄카드 '디아이디 티타늄’을 선보였다. 해당 카드의 연회비는 70만 원이다.
프리미엄카드 강자로 꼽히는 현대카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단독 파트너사가 되면서 3월 연회비 100만 원의 ‘아멕스 더 플래티넘’ 카드를 출시했다.
아멕스 상품 라인업의 ‘아멕스 골드·로즈골드’는 연회비 30만 원, ‘아멕스 그린’은 연회비 10만 원이다.
국민카드는 1월 프리미엄 브랜드 ‘헤리티지’를 선보였다.
첫 라인업은 연회비가 20만 원인 ‘헤리티지스마트 할인형카드’와 ‘헤리티지스마트 대한항공마일리지형카드’로 구성됐으나 6월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와 ‘헤리티지 리저브’가 더해지며 라인업이 보강됐다. 각 카드의 연회비는 200만 원과 80만 원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카드, 특히 연회비 100만 원 이상의 카드는 카드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최근 프리미엄카드 라인업이 강화되고 있는 배경에는 프리미엄카드를 통해 일반 신용카드보다 높은 수익성과 낮은 연체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을 받아 올해 카드업계에서는 양대 과제로 수익성 개선과 연체율 관리가 떠올랐다.
프리미엄카드는 일반 신용카드보다 높은 연회비를 지불해야하는 만큼 소비하는 금액이 커 충분한 혜택을 원하는 고객이 선택하
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이용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카드사가 비교적 많은 금액의 가맹점 수수료도 기대할 수 있다.
▲ KB국민카드는 1월 프리미엄 브랜드 '헤리티지'를 내놨다. 사진은 ‘헤리티지스마트 할인형카드’와 ‘헤리티지스마트 대한항공마일리지형카드’. < KB국민카드 > |
카드업계 관계자는 “VVIP 대상 카드는 가입자 수가 많지 않아 전체수익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금액이 큰 것은 아니다”며 “다만 카드 이용이 많은 만큼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카드 고객은 소비여력을 지닌 우량고객인 만큼 카드대금을 연체하거나 카드대출 등을 이용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연회비 100만 원 이상 프리미엄카드는 까다로운 자격심사를 거쳐야 발급이 가능한 만큼 연체 발생 확률은 더욱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는 상대적으로 이용금액이 높으면서 금융상품 이용률이 낮은 우량고객 위주의 안전한 자산을 유치할 수 있어 위험도가 낮다”며 “카드사에서도 프리미엄 카드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