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이사가 미국 증시 상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야놀자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클라우드 부문이 3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하며 기업공개(IPO)를 위한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는 모양새다. 반면 비전펀드의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하락한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우선 기업가치 회복에 힘쓸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야놀자 수익성 개선 이어 미국증시 전문가 영입, 이수진 나스닥 상장 시동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이사가 미국증시 상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5일 야놀자가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로 뉴욕증권거래소 출신의 알렉산더 이브라힘을 선임한 것을 두고 여행업계에선 상장을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야놀자는 발표자료를 통해 이브라힘 최고재무책임자가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기업공개와 자본조달을 지원했다는 점을 알렸다. 기업공개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서 상장 의지를 어느 정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야놀자는 올해 9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고 중간지주회사 격인 야놀자클라우드 한국법인의 조직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투자업계에선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야놀자의 상장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2021년 7월 야놀자에 2조 원을 투자했을 때 나스닥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후 야놀자는 수차례 상장설에 휩싸였지만 그때마다 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 5월 야놀자가 고글로벌트래블을 인수하자 나스닥 측이 이를 축하하는 옥외광고를 띄우면서 상장 추진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나스닥으로부터 축하를 전광판으로 받으니 ‘원톱 트래블 기업’이라는 목표에 한발 한발씩 걸어가고 있다고 느낀다”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기업공개의 포석이 깔렸지만 야놀자의 기업가치 흐름을 감안하면 당장 상장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다.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한 때 10조 원까지 거론됐다가 절반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5일 국내 장외주식거래소 시세를 종합하면 야놀자의 시가총액은 4조5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비전펀드 투자유치 당시 매겨진 8조 원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비전펀드 투자 이후 야놀자는 기존보다 더욱 큰 규모의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몸집을 키웠다. 2021년 데이블(900억 원) 2022년 인터파크트리플(추정 3천억 원), 2023년 고글로벌트래블(3천억 원 이상)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야놀자는 인수합병 이후 사업 안정화를 위한 투자소요로 인해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다시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흐름은 좋다. 

특히 야놀자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키우고 있는 클라우드 부문이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고 인터파크 부문의 흑자달성이 가시화되는 등 인수합병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야놀자의 클라우드 부문은 글로벌 숙박업체를 대상으로 솔루션 영업을 하고 있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월 펴낸 보고서에서 “글로벌 여행업계의 디지털 전환 추세에 따라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에 주목해야한다”며 “향후 전사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야놀자가 상장을 하게 된다면 기업가치 산정에 참고할 피어그룹으로는 부킹홀딩스, 에어비엔비,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여행대행사(OTA)와 오라클, 어질리시스(Agily) 등 클라우드기업 그리고 국내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컴퍼니가 거론된다.
 
야놀자 수익성 개선 이어 미국증시 전문가 영입, 이수진 나스닥 상장 시동

▲ 야놀자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된 알렉산더 이브라힘. 그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출신으로 글로벌 기업 수백 곳의 기업공개와 자본조달 업무를 지원한 이력이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장 및 기업가치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이사는 1978년 생으로 2005년 숙박플랫폼 야놀자를 출범시킨뒤 국내 숙박 예약 플랫폼 1위로 키워냈다.

현재 야놀자의 임원현황을 살펴보면 이 대표가 총괄대표로서 전사사업을 총괄한다. 이외에 배보찬 플랫폼사업 부문 대표이사, 김종윤·이준영 야놀자클라우드 공동대표이사, 최휘영 인터파크트리플 대표이사 등이 야놀자의 각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