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들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IFA)2016에서 한 단계 발전한 프리미엄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한 고급화전략을 넘어 빌트인, 스마트홈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프리미엄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5일 “중국업체들이 IFA2016에서 예상보다 훨씬 수려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예상보다 많은 중화권 가전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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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
미국 GE의 가전부문을 인수한 중국의 하이얼은 대형패널을 탑재한 스마트냉장고를 새롭게 선보였다. 얼핏 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홈사업의 중심으로 삼고 있는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외관과 기능 측면에서 유사하다.
하이얼은 LG전자의 트윈워시를 떠올리게 하는 통이 2개 달린 세탁기 ‘듀오드라이’도 전시했다.
중국의 가전업체 하이센스는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정이 가능한 스마트세탁기를 공개했고 퀀텀닷기술을 활용해 ULED(Ultra LED)TV라는 독자적인 TV브랜드도 선보였다.
중국의 TV업체 스카이워스는 대형올레드TV, TCL은 퀀텀닷기술을 적용한 QUHDTV를 전시하며 프리미엄TV시장 공략을 준비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가전업체들은 프리미엄시장에서 중국 가전업체들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국내 가전업체들은 지속적인 제품 프리미엄화와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빌트인 등 기업간거래(B2B)사업 강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홈 생태계구축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프리미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부사장은 IFA2016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으로 미국과 유럽의 B2B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빌트인 등 B2B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프리미엄 가전업체 데이코를 인수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IFA2016에서 유럽 빌트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미국에서처럼 유럽 현지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빌트인을 주축으로 한 B2B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3년 전 빌트인 전문브랜드인 ‘LG스튜디오’를 미국에 출시한 뒤 올 7월 한국과 미국 동시에 초특급 프리미엄 빌트인 전문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스위트’를 출시했다.
시그니처 키친스위트는 연말까지 미국 100여 개 매장, LG스튜디오는 연말까지 미국 1천여 개 매장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빌트인시장은 제품 자체의 경쟁력만큼 브랜드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업체들이 중국업체들보다 유리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선 기술력으로 스마트홈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미국의 사물인터넷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뒤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일반가전을 스마트가전으로 바꿔주는 ‘스마트씽큐센서’, 스마트가전들의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씽큐허브’ 등을 통해 스마트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으로 생활로봇사업을 통해 가전시장의 영토를 확장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IFA2016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엄브랜드에 대한 투자는 물론 스마트홈, 생활로봇, 핵심부품 등에 적극 투자해 생활가전의 사업역량을 키워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가전업체들에 대해 “제조와 판매분야에서 국내업체를 대부분 따라왔지만 일관성 있는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 아직 멀었다”며 “하지만 분명 중저가제품군에서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