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 세계 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뛴 재계 총수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다는 성과는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2030년 세계 박람회의 부산 유치가 좌절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면서 열심히 뛰었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다만 총수들이 기울인 노력이 전 세계에 한국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네트워크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가 1차 투표에서 3분의 2가 넘는 119표를 얻으면서 개최지로 확정됐다.
재계 총수들은 막판까지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이번 세계박람회 유치지원 과정에서 가장 돋보였던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전 세계 각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유치지원에 나섰다.
특히 다리가 부러진 와중에도 ‘목발’을 짚고 유치행사에 참석하는 투혼을 보였으며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입국 허가가 까다로운 전용기 대신에 이코노미석도 타는 열정을 보였다.
이재용 회장도 바쁜 일정과 형사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달 해외 출장길에 오르면서 세계박람회의 부산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동행을 시작으로 일본과 중국, 미국과 프랑스, 베트남과 이집트 유럽과 남태평양 섬나라 등을 연달아 방문해 지원을 호소했다.
정의선 회장은 2022년 8월 국내 대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그룹차원의 전담조직을 꾸려 부산엑스포에 유치에 대한 열의를 나타냈다.
또한 정 회장은 직접 체코와 슬로바키아, 미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인도 등을 찾아 부산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구광모 회장도 미국과 캐나다, 아프리카 르완다와 동유럽 폴란드 등 주요 전략국가를 찾아 교섭활동에 매진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에 따르면 그동안 대기업 총수와 경영진들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지구 197바퀴(790만km)에 이른다.
재계에서는 비록 총수들의 부산엑스포 유치지원이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바라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세계박람회 개최지 확정 직후 논평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국민들의 단합된 유치노력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산업의 글로벌 지평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각 나라들은 소비재부터 첨단기술, 미래 에너지 솔루션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과 협력관계를 맺기를 희망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인지도 강화와 신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 등 부수적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