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논쟁' 삼성-용석우 LG-박형세 나란히 사장 승진, 'TV 패권' 진검승부

▲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이 TV 패권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사업 책임자를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시켜 새로운 승부를 예고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가전과 모바일 등의 연결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수성을 노리고,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은 올레드TV 1위를 바탕으로 웹OS 등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추격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TV사업 책임자에게 사장 승진을 통해 힘을 실어줌으로써 정체된 시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폴리테크닉대학원(석사)을 졸업한 용석우 사장은 TV개발 전문가로 2021년 12월부터 개발팀장, 2022년 12월부터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기술·영업·전략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성장을 이끌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970년생 젊은 임원으로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용 사장의 승진과 관련해 “TV사업의 1위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술리더십 강화를 주도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용 사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업무를 겸임했던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세운 전략을 이어받아 모바일과 생활가전의 연결성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2023년형 TV체험행사를 열면서 별도의 동글(연결장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TV가 집안의 스마트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결기능을 강화하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기존에는 TV와 가전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스캔, 방선택, 와이파이 통신연결 선택 및 비밀번호 입력 등 번거로운 작업이 많았지만 이를 모두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기술개선을 이루면서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TV를 사용해야할 필요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 TV의 연결기능 강화는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구매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잡아두는 록인(Lock-in) 효과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용 사장은 TV사업의 수장으로써 생활가전 및 모바일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역할에 주력함과 동시에 TV사업 자체의 기술경쟁력도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위상'을 지켜나가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글로벌 TV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과제로 맡겼다.
 
'8K 논쟁' 삼성-용석우 LG-박형세 나란히 사장 승진, 'TV 패권' 진검승부

▲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사진)이 연결성을 앞세워 TV사업에서 글로벌 1위 수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박 사장은 LG전자의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OS를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바꾸면서 다양한 기기에 얹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가전, 자동차 전장에서도 웹OS를 이용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TV판매도 촉진하겠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해 7월 미래비전 기자간담회에서도 차량에서 즐기던 콘텐츠를 집안에 위치한 TV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알린 바 있다.

용 사장과 박 사장 모두 하드웨어 강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전략을 내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사장과 박형세 사장은 2019년 8K TV 경쟁 과정에서 치열하게 맞섰던 인연이 있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박형세 사장이었다.

박 사장은 TV사업운영세터장 부사장을 맡고 있던 2019년 당시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행사에서 독일 화질 인증기관 VDE 자료를 인용하면서 “LG전자의 8K 올레드TV는 화질선명도(CM)가 90%로 나온 반면 삼성전자의 8K QLED TV는 12%로 나왔다”며 “삼성전자의 TV는 해상도 기준으로 볼 때 8K 아니다”고 지적했다.
 
'8K 논쟁' 삼성-용석우 LG-박형세 나란히 사장 승진, 'TV 패권' 진검승부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사진)은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바꾸면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강화해 TV사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용 사장 역시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당시 상무였던 용 사장은 박 사장이 지적한 화질선명도에 대해 낡은 기준으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평가할 때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용 사장은 “8K 화질은 화질선명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볼륨 등 다른 광학적 요소와 화질처리 기술등 시스템적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장의 치열한 기술논쟁은 삼성전자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2020년 ‘8K UHD' 인증을 받으면서 잠정적으로 일단락됐다.

용석우 사장과 박형세 사장 모두 승진함으로써 두 사람의 TV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을 향한 경쟁은 2라운드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