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게임업계가 혐오표현 문제로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기업 실무진이 자사 게임 일러스트와 동영상에서 혐오표현을 걸러내기 위한 밤샘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 스튜디오 뿌리는 26일 오후 입장문을 내 고객사에 의도치 않게 피해를 입힌 점에 사과했다. <스튜디오 뿌리 X 공식계정 갈무리>
이번 논란은 25일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의 핵심 아티스트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격한 남성혐오 관련 게시글을 올린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에 게임 이용자들이 해당 아티스트와 스튜디오 뿌리가 참여한 게임 내 동영상들을 살펴본 결과 2017년 폐쇄된 남성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듯한 손동작들이 1프레임 단위로 숨겨진 점이 포착됐다.
문제는 스튜디오 뿌리가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은 회사들이 한 두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블루 아카이브,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카카오게임즈(넵튠)의 이터널리턴 등이 스튜디오 뿌리와 협업했다.
이에 26일부터 넥슨 등 연관 기업은 일요일 새벽부터 실무진을 소집해 남성혐오 상징 찾아내기에 나섰으며 문제가 확인된 영상들을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스튜디오 뿌리도 해명에 나섰다.
스튜디오 뿌리는 26일 오후 사과문을 내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와 스튜디오 뿌리를 믿고 일을 맡겨준 업체들, 이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지적받은 그림들로 불쾌감을 느끼게 해드려 잘못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상에서 나타난 상징들은 자연스러운 동작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코 의도된 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6년에도 넥슨의 PC게임 제작에 참여한 성우가 자신의 SNS에 남성혐오 단체를 후원하는 티셔츠를 입고 인증을 한 뒤 논란이 일자 게임 제작에서 하차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해당 성우가 직접 남성을 혐오하는 발언을 한 것은 아니었기에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