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노조와 임금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판매목표 달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8월 국내판매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상황에서 노조와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판매부진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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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는 8월 글로벌에서 모두 57만8만여 대를 팔아 지난해 8월보다 2.2%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감소, 비수기 진입,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등 삼중고를 겪으면서 크게 부진했다. 해외판매는 중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의 판매가 늘면서 국내판매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 노사의 임금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생산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 판매목표 달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노조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판매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현대차의 경우 8월 국내판매와 해외수출판매는 각각 지난해 8월보다 17.6%, 38.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차도 국내판매와 해외수출판매가 각각 18.7%, 10.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833만 대로 세웠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4% 늘려 잡은 것이다. 그러나 8월까지 글로벌 누적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해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 판매확대가 절실하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부진이 9월부터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9월에도 노조의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노후차 세제지원의 효과와 폭스바겐 판매중단의 반사이익도 크지 않아 부진한 내수판매가 9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해외판매량에서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도를 제외한 신흥국의 부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미국의 수요둔화에 따른 경쟁심화,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올해도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목표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기아차는 목표달성을 위해 분발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8월 말 현대차 임단협 잠정타결안이 부결되면서 재차 협상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추석 이전에 임금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뒤 노조가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기아차의 경우 현대차 노사의 임금협상이 타결되고 추석 이후에나 임금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노조파업이 재고를 소진하는 데 긍정적일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업이 국내 공장판매의 감소에 영향을 끼쳤지만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재고는 아직까지 높은 상황으로 재고의 감소는 긍정적”이라며 “올해 3분기에 줄어든 재고는 4분기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서야 하는 회사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